'野大'에 밀린 오세훈 인사
입력
수정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임명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임명했던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인사를 전격 철회했다.
시의회 반발 4일만에 철회
오 시장은 5일 저녁 서소문청사 간부식당에서 제8대 시의회 허광태 의장 내정자(민주당)와 만나 최항도 서울시 경쟁력강화 본부장의 사무처장 임명을 원점에서 다시 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오 시장은 지난달 30일로 임기가 끝난 제7대 시의회의 추천을 받아 최 본부장을 임명한 지 5일 만에 백지화했다. 오 시장과 허 내정자는 이날 1시간20분간 비공개로 단독 회동한 자리에서 제8대 시의회 출범 직전에 사무처장 인사를 하는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데 공감하고 신임 의장의 추천을 받아 임명 절차를 밟기로 했다.
허 내정자는"오해를 풀었고 잘 해결됐으며 후보 추천 등 구체적 절차는 6일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현 서울시 공보특보는"6일자로 사무처장 인사를 철회하며 후임 사무처장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임시 시의회가 열리는 13일까지 관련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정파를 떠나 시민만을 바라보고 가야 한다"며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고 허 내정자는 "서울시와 시의회가 맞물려 돌아가는 수레바퀴처럼 상호 원만히 협조해 나가자"고 말했다. 오 시장과 허 내정자는 지금까지 일련의 오해가 서로 대화와 소통이 부족해 빚어진 일이었던 것인 만큼 앞으로 자주 만나 각종 현안을 기탄없이 의논하자는 데도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시의회에 1급 3명 정도를 사무처장 후보로 추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인사 백지화는 오 시장이 시의회 의석 3분의 2를 차지한 민주당의 압박에 밀렸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1일 오 시장의 사무처장 인사 직후 "새 의회를 무시한 처사"라며 오 시장을 비난했다. 인사 철회로 최항도 본부장의 거취는 불투명해졌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