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카메라 모듈 공장…"삼성에 500만화소급 공급"

캠시스 中 웨이하이 공장 가보니
月 500만개 생산…불량률 1.7%
내년엔 세계 5위 진입 목표
중국 웨이하이 공항에서 내려 차로 40분쯤 달리자 대규모 공장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산둥성 웨이하이 경제기술개발구'다. 한국은 물론,중국 대만의 부품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제조단지다. 국내 중소기업인 캠시스 공장도 이 개발구에 자리잡고 있다. 캠시스는 전 세계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업체 중 생산량으로 7위를 기록 중인 강소기업.

이재희 캠시스 중국법인 총경리는 지난 2일 "이 공장이 카메라모듈 공장 가운데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라고 소개했다. 공장 안에 들어서자 흰색,분홍색 방진복을 입은 현지 직원들이 5~10명씩 짝을 이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공장에서 만드는 카메라모듈은 100만~300만화소급 제품으로 깨알만한 크기부터 손톱 절반 크기의 고성능 제품까지 다양하다. 전공정과 후공정을 합해 30개가 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카메라 모듈 하나가 만들어진다. 이 총경리는 "상당수 공정을 자동화하고 있지만 사람 손이 필요한 공정이 많아 직원 수가 1000여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캠시스 중국 공장은 두 가지로 유명하다. 우선 삼성전자 휴대폰에 쓰이는 카메라모듈을 가장 많이 만들어낸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카메라모듈은 한 달에 500만개,연간 6000만개다. 이 공장에서 만든 부품은 전량 중국 톈진,브라질,인도 등 삼성전자의 글로벌 휴대폰 생산기지로 보내진다. 정문위 부사장은 "캠시스 중국 공장의 불량률은 1.7%에 불과해 경쟁사들보다 1%가량 낮다"며 "삼성전자 휴대폰의 4분의 1가량이 이곳에서 만들어진 카메라모듈을 장착한 제품"이라고 귀띔했다. 경쟁업체를 능가하는 빠른 램프업(Ramp-up · 생산량 확대)도 이 공장의 특징.기존 라인을 통해 공급물량을 늘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주,생산라인을 확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주면 된다. 이 총경리는 "한 달 새 수요가 달라지는 휴대폰 시장의 특성상 빠른 램프업을 통해 적기에 부품을 공급해야 하는데 이 점에서 캠시스의 경쟁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쟁력은 수치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중국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첫 해인 2006년 월 100만개이던 생산량은 2007년 300만개,2008년 500만개로 급증했다. 올해는 월 600만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도 급신장했다. 2006년 67억원,2007년 420억원에 이어 작년엔 214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결과 최근 중국 산둥성이 발표한 '산둥성 100강(强)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도 고속성장 중이다. 최근 스마트폰 등 휴대폰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달까지 70%였던 공장 가동률은 이달 들어 80%대로 높아졌다. 이 총경리는 "다음 달부터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들어갈 500만화소급 카메라모듈 생산에 들어간다"며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좋은 500만화소급 카메라모듈에 집중해 올해 연 매출의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는 세계 카메라모듈 업계 5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웨이하이(중국)=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