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Hi! CEO] 고수는 있다…배우기를 멈추지 말라

월드컵 시즌이라 곳곳에서 축구 얘기다. 저마다 국가대표급이라 말하지만 실제로는 고등학교 선수 한 명만 나타나도 아마추어들은 공도 못건드린다. 싱글을 자랑하는 아마추어도 프로 앞에서는 '수줍은 듯' 퍼팅을 한다. 사람마다 수준차가 있고 모든 분야에 고수는 분명히 있다.

묘하게도 고수의 존재를 잘 인정하지 않는 분야가 바로 경영이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조건이 좋은 덕'이라고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 "인재들이 많으니까" "자금 여력이 충분하니까" 하는 식이다.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비즈니스 세계에도 고수는 분명 있다. 당장 외국을 보라.GE의 제프리 이멜트나 닛산의 카를로스 곤을 말할 필요도 없다.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 가운데는 언제 그만두더라도 천문학적인 연봉에 이리저리 불려다니는 '고수 CEO'들이 즐비하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대기업 사장도 현직에 있을 때는 너무 바쁘고 현직을 떠나면 곧바로 '영감'이 되는 게 현실이다. 스스로 위험(risk)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탓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성공 이후를 준비하지 않는 우리의 관행 때문이다.

세계적인 비즈니스 고수들의 공통 비결을 연구한 하버드대학 팀은 △남다른 경험의 레퍼토리 △인맥을 통한 지식 조합 능력 △자신의 신념에 대한 반성적 태도 △자기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인식 △계획하고 가이드하는 경험 등을 공통 DNA로 꼽았다. 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비즈니스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사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경영자라도 더 큰 꿈을 키워야 한다. 축구나 골프가 아니라 비즈니스 세계에서 진정한 고수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어야 옳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