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ㆍWGBI 편입 불발은 이용 쉽지않은 '통합계좌' 탓?

MSCI바라ㆍ씨티그룹 지적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에 이어 한국 국채의 글로벌채권지수(WGBI) 편입이 또 한 차례 좌절됐다. 이들 지수를 운영하고 있는 MSCI바라와 씨티그룹은 한국에서 통합결제계좌의 이용이 쉽지 않다는 점을 편입요건 미충족 이유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통합결제계좌란 역외에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해당 국가에 별도의 자기계좌를 만들지 않고도 하나의 통합된 계좌로 채권을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6일 "씨티그룹이 제시하고 있는 요건을 거의 대부분 충족한 상태여서 지수 편입이 확실시됐었지만 국채통합계좌의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이유 등으로 편입이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그동안 국채통합계좌의 사용과 이자소득에 대한 법인세 면제 등을 글로벌채권지수 편입 요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국채는 이미 통합결제계좌 시스템을 도입한 상태여서 편입이 어려울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예탁결제원은 이미 작년 9월과 올 2월 두 차례에 걸쳐 국제증권예탁결제 기관인 '유로클리어' '클리어스트림'과 업무제휴를 맺어 통합계좌 사용이 가능하도록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이용률은 저조하다. 유로클리어가 전체 외국인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수준에 그치고 있는 데다 클리어스트림은 이용이 전무한 상태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시스템 도입 초기여서 그간의 관행을 바꾸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미 제도는 오픈돼 있는데 투자자들이 이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주식의 경우 해외 증권사 지점을 포함,국내에서 영업하는 증권사 명의의 통합계좌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통합결제를 이용하더라도 외국인 투자자 아이디(ID)를 등록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합결제계좌 문제는 외국인이 자신의 포지션이나 거래내역을 드러내지 않고 거래를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 굳이 양보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