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소재' 디스프로슘 가격 올해 2배 폭등

원자로 제어봉…레이저 등 사용
세계 생산량 99% 차지하는 중국
수출통제 나서…가격 더 오를듯
하이브리드카,원자로 제어봉,레이저 등 첨단 제품에 쓰이는 희토류 네오디뮴(Nd)과 디스프로슘(Dy)이 올 들어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8일 원자재정보 업체인 코리아PDS에 따르면 디스프로슘의 중국 현물(FOB · 본선인도) 가격은 전날 ㎏당 342.5달러로 최근 한 달 사이에 22.9%(64달러),올 들어 108.2%(178달러)나 급등했다. 작년 이맘 때와 비교하면 139.5%(199.5달러) 올랐다. 네오디뮴도 급등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날 중국 현물(FOB) 가격은 ㎏당 48.5달러로 한 달 새 10.2%(4.5달러) 상승했다. 올 들어서는 67.2%(19.5달러),최근 1년간은 169.4%(30.5달러) 오른 것이다.

올 들어 5월10일까지 58.7% 급등했던 안티모니가 이후 지금까지 13% 떨어진 것을 비롯해 인듐 바나듐 셀레듐 테르븀 지르코늄 등 상당수 희토류의 가격이 지난 4월 이후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불안 우려와 함께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은 오름세가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다.

네오디뮴으로 만든 자석은 '슈퍼 자석'으로 불린다. 철로 만든 자석보다 자력이 10배나 강해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휴대폰,냉방기,하드디스크 등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카,전기차,풍력발전 터빈 등 최첨단 제품에 사용된다. 디스프로슘은 네오디뮴 자석의 약점을 보완하는 금속이다. 네오디뮴 자석은 섭씨 80도 이상에서 자력을 잃는데 디스프로슘을 넣으면 자성을 유지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카인 '도요타 프리우스'의 경우 네오디뮴은 대당 0.9~1.8㎏,디스프로슘은 대당 30~100g가량 사용하고 있다. 디스프로슘은 핵원자로의 제어봉,유도미사일 등의 레이저 장치에도 쓰인다.

문제는 네오디뮴 생산량의 90% 이상을,디스프로슘은 99%를 중국에서 생산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 같은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지난해 9월 디스프로슘 수출을 중단하고,네오디뮴 수출량을 연간 3만5000t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 3월 중국 국토자원부는 디스프로슘,텅스텐 등 희토류 자원을 보호하고 수출 가격 하락을 막는다는 이유로 신규 채굴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희귀금속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다.

최충석 조달청 원자재시장분석실 책임연구원은 "첨단산업 발달로 희토류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수출을 쿼터로 묶는 등 통제에 나선 것이 가장 큰 급등 원인"이라며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의 값은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