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초도 쓸 데가 있네…금속부식 막는 데 재활용

'리사이클'(재활용)하면 보통 신문이나 플라스틱 병,알루미늄 캔 등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담배꽁초를 리사이클 소재 리스트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8일 USA투데이에 따르면 중국 시안 자오퉁대 에너지동력공학 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준자오 연구원과 팀 동료들은 물에 담가놓았던 담배꽁초에서 추출한 물질이 금속의 부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학회 학술지인 '산업공학 화학연구' 최근호에도 게재됐다. 연구팀은 담배꽁초 추출 물질을 특수강의 일종인 N80 철강에 코팅한 뒤 온도 90도의 염산에 담갔지만 N80은 거의 부식되지 않았다. 이 철강은 석유 시추용 파이프 소재로 많이 쓰이는데,석유생산 업체는 시추용 파이프가 쉽게 부식돼 이를 수선하는 비용으로 연간 수백만 달러를 쓰고 있다.

연구팀은 담배꽁초 추출물에 들어 있는 니코틴 등 9가지 화학성분이 금속의 부식을 막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준자오 연구원은 "이 물질을 실용화하면 금속의 부식 억제제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금속의 부식을 막기 위해 쓰는 여러 화학약품의 사용량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4조5000억개의 담배꽁초가 매년 길거리나 해변 강 등에 버려지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