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항만공사 1조 수주] 현대건설, 올 해외수주 62억弗 '쾌속순항'

중동 인프라 건설시장 입지 굳혀
올 해외목표액 120억弗 청신호
현대건설이 해외 수주에서 쾌속 순항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해외에서 51억달러 규모의 공사물량을 따내 국내 건설업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하반기 쿠웨이트에서 대규모 항만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최근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가 플랜트 중심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국책 사업을 따냈다는 점이 관심을 모은다.

◆추가 수주 이어진다현대건설이 쿠웨이트 공공사업성과 계약한 이번 항만공사는 공사비만 11억3000만달러(1조3918억원)에 이른다. 쿠웨이트 북단 부비안섬에 조성되는 대규모 항만공사 1단계 공사로 25만TEU급(1TEU는 길이 6m,높이 2.5m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4척을 한꺼번에 댈 수 있는 부두와 배후 부지(여의도 면적의 60% 크기)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은 "쿠웨이트 정부가 앞으로 204억달러를 들여 부비안섬에 60개의 부두를 건설하고 부비안섬의 남부 호수를 중심으로 대규모 리조트 · 주거단지 건설도 계획하고 있어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의 이번 쿠웨이트 대형 국책공사 수주에 대해 전문가들은 플랜트 이외에 향후 중동권의 '국책 인프라 건설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해 해외서 120억달러 수주

올 상반기 현대건설은 싱가포르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서의 해외수주가 돋보였다.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1억2600만달러짜리 콘도미니엄 공사를 시작으로 중국에서 2600만달러 규모의 하이닉스 공장 개선 공사를 잇따라 수주했다. 6월에는 싱가포르 민간기업이 발주한 대형복합건물 프로젝트(총 공사비 3억9100만달러)도 따냈다. 지난달 초에는 베트남 비텍스코로부터 8100만달러(약 965억원) 규모의 메리어트 호텔 공사도 거머줬다. 싱가포르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잇달아 공사를 수주,현대건설은 중동권에 쏠린 수주 구조를 동남아시아권으로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중동권에서의 건설수주도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심에서 카타르 등으로 사업지역을 넓히고 있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 4월에는 카타르 도하랜드에서 4억3000만달러 규모의 '하트 오브 도하 복합개발사업 1단계 공사'를 확보했다. 이어 5월에는 UAE 보르주에서 발주한 '보르주 3차 석유화학플랜트 단지'내 부대시설 공사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잇단 수주행진으로 작년보다 2배나 높게 잡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 120억달러를 달성하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현재 62억달러를 확보한데다 앞으로도 중동과 동남아권 수주가 예정돼 있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