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단어 암기법부터 대입 전략까지…케이블TV는 '공부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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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온 '엄마, 영어에 미치다'…가정 방문해 교육방법 고쳐줘여섯 살짜리 아들의 영어 홈스쿨링 일지를 블로그에 소개해 유명해진 주부 이아영씨(30).호주 유학생활로 수준급 영어실력을 갖춘 그의 블로그엔 하루 2000~3000명이 방문할 만큼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실제 아들의 영어 수준은 바닥이었다. 영어기피 증세마저 나타났다. 왜 그랬을까.
tvN '80일만에 서울대 가기 2'…강남 입시전략·공부비법 소개
전문가들은 어머니가 자신의 욕심과 체면을 위해 아이에게 영어를 지나치게 가르친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아이의 수준에 맞춰 편안하게 교육할 것을 주문했다. 4주 뒤 아이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아들은 영어에 흥미를 갖게 됐고 어머니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이씨는 "내 교육방식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을 실행했더니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감탄했다.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이 지난 5일 밤 12시에 방송한 '엄마,영어에 미치다'의 내용이다. 지난달 말 첫회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 밤 자녀들의 영어공부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엄마들에게 올바른 노하우를 제시해주는 교육 리얼리티 쇼.매회 다른 가정을 방문해 아이들이 영어에 재미를 붙이는 과정을 생생하게 포착한다.
케이블 방송에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다. '엄마,영어에 미치다' 외에 스토리온의 '영재의 비법:리얼스터디'(목요일 밤 12시),tvN의 '80일 만에 서울대 가기 시즌2'(일요일 오후 10시),MBC드라마넷의 '1억원의 러브콜 E.T'(화요일 오후 6시) 등이 잇따라 새롭게 선보였다. 이는 자녀를 둔 기혼여성들의 최대 관심사가 교육문제이기 때문.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서치 앤 리서치'가 30~45세 기혼여성의 관심 분야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3.3%가 자녀교육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자녀교육비도 자기계발비의 5배에 달했다.
주부를 주요 타깃으로 정한 스토리온 채널은 최근 교육 콘텐츠 전문 블록인 '맘 스쿨'을 신설했다. 매주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씩 '60분 부모''아이의 밥상''모성탐구,엄마가 달라졌어요''공부의 왕도'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이 블록을 신설한 후 30~45세 여성들의 시청률이 161%나 상승했다. 이충효 스토리온 사업부장은 "교육 콘텐츠가 시청률을 끌어올리면서 채널 브랜드 상승 효과도 가져왔다"며 "앞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토리온이 8일 처음 방송한 '영재의 비법:리얼 스터디'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프로그램은 평범한 학생이 상위 1% 영재로부터 공부 노하우를 전수받는 과정을 소개한다.
첫 방송에는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했다가 중학교에 진학한 뒤 성적이 뚝 떨어진 차유림양이 카이스트재단의 한국과학영재학교에 재학 중인 박지민군에게 공부 비법을 전수받는 과정을 내보냈다.
tvN이 지난달부터 방송 중인 '80일 만에 서울대 가기 시즌2'는 서울 강남지역의 소수 계층만 알던 입시전략을 60만 수험생에게 공개한다는 목표로 출범한 프로그램.지난해 10월 방영한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과 4월 내보낸 '공부의 비법' 등이 시청률 1%를 넘은 데 힘입어 '시즌 2'를 기획했다. 그동안 '한 달에 영어 단어 2000개를 쉽게 외울 수 있는 암기법''외국어 영역의 은밀한 독해 비법''수리영역 하위권을 3등급으로 끌어올리는 150가지 문제''외국어 점수 단번에 20점 끌어올리기 비법' 등을 선보였다. 연예인 박수홍,윤정수,유키스 동호와 기범,이민선 등이 MC로 출연한다. '제2의 김태희'로 불리는 서울대 출신 이민선은 자신만의 입학 준비법을 들려주는 멘토로 나선다.
MBC에브리원이 지난달 29일 처음 방송한 '1억원의 러브콜 E.T'는 영어학습에 역할모델을 제시해 줄 스타 영어강사를 발굴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박경림이 연봉 10억원의 스타강사 유수연과 함께 MC를 맡았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10명을 선발,합숙과 각종 미션을 거쳐 최고 점수를 얻은 승자에게 진정한 E.T(English Teacher) 자격과 함께 1억원을 준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