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백화점으로 피서? 6월 매출 큰 폭 증가

폭염을 피하려고 시원한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며 지난달 미국 백화점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증가했다.

8일 블룸버그통신은 리테일메트릭스 집계를 인용,지난달 노드스트롬,메이시,JC페니 등 백화점 판매가 평균 9.1%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켄 퍼킨스 리테일메트릭스 사장은 "북동부 등지에서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달부터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이 크게 증가했다"며 "7월에도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개 이상의 매장을 두고 있는 노드스트롬은 지난달 매출(동일 점포)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1% 증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9.1%를 웃도는 것이다. 메이시와 JC페니도 지난달 매출이 각각 6.5%,4.5%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더운 날씨와 함께 백화점들이 판촉 활동의 일환으로 공격적인 할인 판매에 나선 점도 매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백화점과 달리 할인점과 의류매장의 지난달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매장은 지난달 매출이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인 3.6%를 밑도는 것이다. 의류매장의 매출도 2.9%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타깃은 1.7% 증가했다.

스콧 호이트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소매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소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증가세가 매우 완만하다"고 말했다. 고용 시장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데다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소비자들이 여전히 조심스럽게 지갑을 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10대를 대상으로 한 의류매장은 판매가 회복되는 모습이었다. 애버크롬비,홀리스터 등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월가 전문가들은 고용 시장 회복이 부진한 데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본격적인 소비 회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