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값싼 전기 골라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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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전력구조산업 개편안'앞으로 통신사업자 등 민간 업체들도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한전의 5개 화력발전 자회사는 한전에 통합되지 않고 지금처럼 경쟁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자회사 경쟁체제 유지"
민간업체도 전력판매 가능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식경제부의 용역을 받아 9일 발표한 '전력산업구조 정책방향' 연구보고서에서 "전력 판매에 경쟁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는 한전이 전력거래소를 통해 발전 자회사로부터 구입한 전력을 독점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민간 업체나 발전 자회사들도 판매할 수 있게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기도 전화요금처럼 골라 쓰는 것이 가능해진다. KDI는 판매 경쟁 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한전의 판매 부문을 독립 공사 또는 자회사 형태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배전을 독점하는 한전이 압도적인 판매 경쟁력을 갖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유연탄 등 연료 구매 방식은 통합 구매보다 개별 구매가 더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5개 발전 자회사를 한전에 통합시키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오히려 현재의 경쟁 체제를 유지하면서 발전 자회사를 독립 공기업이나 시장형 공기업 형태로 한전에서 완전 독립시키는 것이 낫다고 KDI는 강조했다.
원전 사업을 진행하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한전에 통합시킬 것인지 여부는 정치 ·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통합을 추진할 경우 한수원이 이전하기로 한 경주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효율적인 자원 개발 등을 위해 5개 발전 자회사를 3개 체제로 변환하느냐의 문제는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001년 한전의 발전 부문을 한수원과 5개 발전 자회사로 분리하는 경쟁 체제를 도입한 이후 효율성 논란이 끊이지 않자 작년 11월 KDI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지경부는 KDI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올해 정기국회 이전에 개편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