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 리포트] 쌍용머티리얼, 세라믹 소재·공구 국산화…"교세라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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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믹절연체 세계 1위 "올 매출 15% 초과 달성"대구 달서구 월암동에 위치한 쌍용머티리얼(대표 이영조) 대구 공장.최근 국산화한 '휘스커 세라믹 공구'를 1800~1900도에서 구워내는 열기로 공장 내부는 마치 찜질방 같다. 서로 다른 두 물질인 '알루미나'와 '휘스커'를 한 덩어리로 결합하는 공정.항공기나 우주왕복선 등에 쓰이는 난삭재를 잘라낼 수 있는 특수공구는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바이오·친환경 분야도 진출
이영조 대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휘스커 절삭공구를 2년간의 연구 · 개발(R&D) 끝에 개발했다"며 "지난 5월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 제품을 삼성테크윈 등에 납품하고 있다. ◆연료전지 등 세라믹 활용 분야 확대
2000년 모기업인 쌍용양회 신소재사업부문에서 분사한 이 회사는 최근 산업 분야의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세라믹 소재 전문기업이다. 이 대표는 "도자기 유리 등 전통 세라믹과 제작과정은 비슷하지만 첨단 세라믹은 각 공정에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고령토 대신 고순도의 알루미나와 질화규소 탄화규소 등 정제된 원료를 배합해 100t의 압력을 가해 모양을 만든다"고 소개했다. 일반 도자기의 소성온도는 1200~1300도이지만 세라믹은 1600도 이상의 고열이 필요하다.
이 회사가 생산한 제품은 열에 잘 견디고 충격에 강해 자동차 엔진 부품,가전제품용 부품,절삭공구,모터용 부품 등 산업 전반에 쓰인다. 최근엔 인공뼈,치아 등 바이오 재료로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 연료전지,태양광 발전기 등을 만드는 데도 활용된다. 이 대표는 "오스템임플란트에 임플란트용 세라믹 기둥을 납품하는 등 신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며 "연료전지 부품과 반도체용 세라믹 기판 등 신수종 분야의 연구 ·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세라믹 공구 세계 1위
세라믹 부품을 국산화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 대표는 "세라믹 소재를 만드는 것은 원료를 배합하고 모양을 만들고 구워내는 전 과정에서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된다"며 "우리나라는 산업화 과정에서 일본 교세라 등 해외 소재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모지에 가까운 국내 세라믹 소재 산업을 키우기 위해 1980년대 쌍용양회는 일본으로 인재를 유학보내는 등 꾸준히 투자했다"며 "분사한 이후에도 사업분야별로 특화된 연구소를 운영하고 다양한 국책과제를 수행하면서 내실을 키워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이 회사는 최근 뚜렷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매년 1만3500t의 모터용 자석을 생산해 국내 시장의 46%를 점유하고 있다. 세라믹 공구도 연 270만개를 만들어 시장점유율 42%에 이른다. 특히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는 전자레인지용 핵심 부품인 세라믹절연체는 연 7800만개를 팔아 세계 시장점유율(35%) 1위다. 생산된 제품의 80%는 미국 유럽 등지로 수출한다. 이 대표는 "올해엔 주생산품인 자동차 부품 판매 확대와 신규 사업인 휘스커 세라믹 공구의 출시로 예상 매출 722억원을 15% 이상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15년까지 2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며 "일본 교세라를 뛰어넘기 위해 바이오 및 친환경 제품 연구 · 개발을 통해 신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