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태의 '월요전망대'] 금리인상 뒤에 숨어있는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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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은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모든 경제현상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다 있다. 금리도 마찬가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4년 11월 연 2.0%에 머물렀던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13차례에 걸쳐 2006년 6월 연 5.25%까지 인상했다. 매번 정확히 0.25%포인트씩 올렸다. 당시 금리 인상폭(3.25%)은 수익률에 민감한 자산시장에 엄청난 악재였다. 금리가 이 정도 오르면 주식이나 부동산 등 위험 자산에 몰린 돈은 예금이나 적금으로 회귀해야 맞다. 하지만 당시 자산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다우지수는 2004년 말 10,500에서 이렇다할 조정 없이 2007년 말 14,000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시장도 오름세를 지속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당시 전문가들은 FRB의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景氣)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겉으로 나타난 '악재'(금리 인상)보다는 뒤에 숨어 있는 '호재'(경기가 좋다)에 주목한 것이다.
지난 주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김중수 총재는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인플레(물가 상승) 압력'을 지적했지만 실은 국내 경기가 대외 변수들에도 불구하고 순항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정부 관계자도 한은의 금리 인상 결정 직후 "(한은이) 경기에 대해 그만큼 자신을 갖고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상을 부정적인 측면에서만 해석할 이유는 없다. 이번 주 예정된 경제 관련 자료로는 12일 한국은행의 '2010년 경제전망 수정' 발표가 있다. 때가 되면 발표하는 것이지만 이번에 유독 눈길이 가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한은이 시장 예상을 깨고 금리 인상 시점을 7월로 앞당긴 구체적인 이유가 담겨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한은 금통위원들이 이날 발표될 낙관적 수준의 경제전망 수치들을 미리 접하고 '금리 인상을 해도 무방하겠구나'하는 자신감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수치(5.8%)보다 더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기존 전망치는 5.2%였다. 2분기 성장률도 정부 예상치(전분기 대비 0.8%,전년 동기 대비 6.3%)보다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관련 지표로는 통계청의 '6월 고용동향'과 한은의 '6월 수출입물가 동향'이 있다. 둘다 14일 발표된다. 고용동향에서는 5월 취업자수의 큰 폭 증가 추세가 이어질지,특히 민간 일자리 증가가 고용 회복을 주도하는지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2년 만에 60%대를 회복한 고용률이 유지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수출입물가는 국내 물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하반기 인플레 압력이 얼마나 높아질지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서 눈여겨볼 만하다.
경제부 차장 jtchung@hankyung.com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4년 11월 연 2.0%에 머물렀던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13차례에 걸쳐 2006년 6월 연 5.25%까지 인상했다. 매번 정확히 0.25%포인트씩 올렸다. 당시 금리 인상폭(3.25%)은 수익률에 민감한 자산시장에 엄청난 악재였다. 금리가 이 정도 오르면 주식이나 부동산 등 위험 자산에 몰린 돈은 예금이나 적금으로 회귀해야 맞다. 하지만 당시 자산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다우지수는 2004년 말 10,500에서 이렇다할 조정 없이 2007년 말 14,000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시장도 오름세를 지속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당시 전문가들은 FRB의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景氣)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겉으로 나타난 '악재'(금리 인상)보다는 뒤에 숨어 있는 '호재'(경기가 좋다)에 주목한 것이다.
지난 주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김중수 총재는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인플레(물가 상승) 압력'을 지적했지만 실은 국내 경기가 대외 변수들에도 불구하고 순항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정부 관계자도 한은의 금리 인상 결정 직후 "(한은이) 경기에 대해 그만큼 자신을 갖고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상을 부정적인 측면에서만 해석할 이유는 없다. 이번 주 예정된 경제 관련 자료로는 12일 한국은행의 '2010년 경제전망 수정' 발표가 있다. 때가 되면 발표하는 것이지만 이번에 유독 눈길이 가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한은이 시장 예상을 깨고 금리 인상 시점을 7월로 앞당긴 구체적인 이유가 담겨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한은 금통위원들이 이날 발표될 낙관적 수준의 경제전망 수치들을 미리 접하고 '금리 인상을 해도 무방하겠구나'하는 자신감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수치(5.8%)보다 더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기존 전망치는 5.2%였다. 2분기 성장률도 정부 예상치(전분기 대비 0.8%,전년 동기 대비 6.3%)보다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관련 지표로는 통계청의 '6월 고용동향'과 한은의 '6월 수출입물가 동향'이 있다. 둘다 14일 발표된다. 고용동향에서는 5월 취업자수의 큰 폭 증가 추세가 이어질지,특히 민간 일자리 증가가 고용 회복을 주도하는지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2년 만에 60%대를 회복한 고용률이 유지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수출입물가는 국내 물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하반기 인플레 압력이 얼마나 높아질지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서 눈여겨볼 만하다.
경제부 차장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