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상승' 강남 재건축, 금리 오르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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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주공5단지 1천만원 하락"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아 집값도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재건축 급매물을 찾던 매수세조차 사라졌네요. "(서울 잠실동 S공인 관계자)
대형 오피스텔도 '직격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더욱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수세가 끊기면서 안전진단통과 등의 호재로 반짝했던 강남권 재건축 급매물도 소화되지 않고 있다.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고 있는 경기도 용인 · 고양 · 파주지역에선 하루 만에 2000만원가량 싼 전세매물이 나왔다. ◆재건축 · 수익형 부동산 직격탄
거주보다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끼고 매입하는 사례가 많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와 예금 금리가 오르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이 직격탄을 맞았다.
재건축 아파트 집주인들은 대출금 이자부담 등을 걱정해 호가를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기 수요자들이 금리 추가 인상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달 28일 안전진단 통과 후 전반적으로 1억원가량 오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금리인상 직후 약세로 돌아섰다. 112㎡는 11억~11억2000만원,119㎡는 13억2000만~13억5000만원으로 호가가 1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강남구 개포주공도 1000만~2000만원 내렸다. 개포 주공1단지 50㎡형은 1000만원 떨어진 9억원에 매물이 나왔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저금리 시대 대표적인 투자상품으로 관심을 끌어온 수익형 부동산도 금리 인상의 여파로 고전하고 있다. 임대 수요가 비교적 풍부한 송도신도시에서 지난 8일 문을 연 한 오피스텔의 모델하우스에는 개장 직후 방문객이 몰렸으나 금리 발표 직후인 주말에는 모델하우스가 텅 비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PB팀장은 "수익형 부동산은 수익률에 민감한 상품이어서 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목돈이 들어가는 대형 평형 오피스텔과 상가는 당분간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수 문의 뚝…거래 실종 심화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 부진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바닥이라고 판단한 일부 투자자들이 급매물 매수에 나서기도 했지만 금리인상 이후엔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은평구는 은평뉴타운에 이어 다음 달부터 불광재개발 3 · 6구역 입주로,성북 · 도봉구 등은 길음 · 미아뉴타운 입주로 각각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은평구 불광동 현대힐스테이트1차 112㎡는 금리인상 이후 시세(4억7000만~5억5000만원)보다 1000만원 정도 싼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매수세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대규모 입주가 진행 중인 경기도 고양 · 파주 · 용인에서도 매매가와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용인 동천지구 '래미안 이스트팰리스'181㎡는 금리 인상 직전보다 2000만원 싼 2억5000만원에 전세 매물이 나오고 있다. 동천지구 R공인 관계자는 "2주 전 주말에는 매매 및 전세 문의가 좀 있었으나 금리 인상 발표 후에는 썰렁해졌다"고 말했다.
김태철/김재후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