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우리도 챔피언"…현대·기아차 13조 '대박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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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TV 수출 호조·기업 주가 상승2010 남아공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초반부터 이변이 속출하는 등 아프리카대륙에서 처음으로 열린 월드컵이 관심을 끌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이 불을 뿜었다. 현대 · 기아차 코카콜라 등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파트너는 물론 비후원 기업들도 마케팅 경쟁에 가세,수십억명의 축구팬 잡기에 나섰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신화를 쓰면서 거리응원이 재점화돼 'Again 2002'가 현실로 이어졌다.
아디다스 '유니폼 전쟁' 승리
후원사 경쟁 더 치열해질 듯
◆유니폼 전쟁에서 아디다스가 웃다월드컵에서 가장 치열한 마케팅 분야 중 하나는 유니폼 축구화 같은 축구용품이다. 결승전 우승팀이 입은 유니폼을 제공한 업체가 '승자 독식 효과'를 거두기 일쑤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우승자'는 아디다스다. 3 · 4위전에서 '전차 군단' 독일이 푸마가 의류를 협찬한 우루과이를 꺾으면서 아디다스의 기세가 한껏 달아올랐다.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은 '무적 함대' 스페인이 결승전에서 나이키 로고가 박힌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제압,아디다스는 '우승국 프리미엄'까지 챙기게 됐다.
김성호 HS애드 차장은 "대회 초반 나이키가 동영상 광고 등으로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결국 스페인 우승 덕에 아디다스가 마지막에 웃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식 파트너들도 함박웃음FIFA 공식 파트너는 현대 · 기아차,비자,코카콜라,아디다스,소니,에미레이트항공 등 6개사다. 이 기업들은 4년 동안 평균 1000억원씩을 스폰서비로 지급한다. 월드컵에서 지출하는 마케팅 비용은 스폰서비보다 많게는 10배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월드컵에서 파트너 등 후원 기업들이 20조원가량 쏟아부었고 비후원사의 마케팅비까지 포함하면 '100조원의 마케팅 대전'이 펼쳐진 것으로 추정한다.
공식 파트너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높였다. 현대 · 기아차는 13조원을 넘는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를 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프리카 빈곤 아동들에게 축구공 100만개를 나눠주는 '100만개의 축구공! 아프리카 드림볼' 프로젝트로 세계의 이목을 끈 데다 국내에서는 '샤우팅 코리아' 캠페인으로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기 때문.
앰부시(매복) 마케팅도 활기를 띠었다. 국내 기업 중 200여곳이 월드컵 마케팅을 실시했고 광고시장도 월드컵 관련 주제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국내 경제에 미친 효과도 컸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양대 스포츠산업 · 마케팅센터는 3D(입체) TV 수출 등 상품 매출과 기업홍보비,거리응원에 따른 소비 증가 등 직접 효과(3조7237억원)와 국가 인지도 증대,관련 기업 주가 상승 등 간접 효과(6조4763억원)를 합친 '남아공월드컵 경제 효과'를 10조2000억원으로 분석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앞서 지난 3월 한국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6조495억원으로 평가했다. 김 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명승부와 이변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남아공월드컵에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벌써 2014 브라질월드컵에 관심
이번 월드컵을 통해 메가 스포츠의 마케팅 효과가 다시 한 번 입증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벌써 차기 월드컵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최국은 브라질이다. 이 때문에 세계 2대 스포츠 대회를 연계한 이벤트를 열 수 있다. 현대 · 기아차 코카콜라 등 FIFA 공식 파트너들은 대부분 브라질월드컵 때까지 후원에 나설 예정이다.
김진수/김주완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