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켐, 日製보다 70% 싼 '친환경 접착수지' 국산화

非염소 소재 '젠폴리' 이달 양산
車 내외장재ㆍ전선 피복재 활용

울산의 한 벤처기업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친환경 도색용 접착제 수지를 국산화했다.

젠켐(대표 신용우)은 12일 자동차 내외장재 재료인 폴리프로필렌 합성수지 표면의 도색작업을 위해 접착촉진제(일명 프라이머)로 사용되는 염소화 폴리프로필렌 수지의 환경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한 비염소 폴리올레핀 수지인 '젠폴리(GENPOLY)'를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젠폴리는 인체에 유해한 염소와 유화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체 화학반응을 통해 결합력을 높이는 자기유화형 수성화 기술을 활용,접착력과 광택성이 매우 뛰어난 특성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염소화 유성 수지를 수성 수지로 전환하는 데 평균 3일 이상 걸리는 공정을 절반으로 단축시킬 뿐 아니라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도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용우 젠켐 대표는 "염소화 폴리프로필렌 수지는 유해 화합물질을 함유해 새차 · 새집 증후군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비해 젠폴리는 별도의 화학 처리나 물리적 표면 처리 없이도 강한 접착력을 보유해 자동차 내외장재뿐만 아니라 필름의 코팅재,잉크용 첨가제,전선 및 케이블용 피복재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제품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는 또 전기자동차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플라스틱 소재가 철을 대체하는 속도만큼 도색용 접착제 시장 또한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신 대표는 이달 말 울산 울주군 온양읍에 연간 500t 생산이 가능한 비염소 폴리올레핀 수지 제조공장을 지어 본격적인 젠폴리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기반으로 5년 내에 관련 시장의 10% 이상을 점유해 1000억원대의 중견 기업으로 변신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일본과학기술원 재료공학 박사 출신으로 일본 미쓰비시화학에서 6년간 합성수지 개발 핵심 연구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울산테크노파크 정밀화학센터에서 젠켐을 창업했다. 그는 "지난 50년간 세계 염소폴리프로필렌 시장의 절반 이상을 일본이 선점해왔다"며 "일본시장에 젠폴리 브랜드를 공급해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