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밀수 자금세탁 164명 적발

[한경닷컴] 지연 학연 등 오랜 지역적 연고를 바탕으로 관세행정 분야에서 각종 비리를 저지른 ‘토착비리’ 사범 164명이 당국에 적발됐다.

관세청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관세행정 ‘토착비리’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104건(4945억원)의 위법행위를 적발해 비리 관련자 164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건수로는 1.7배,검거 인원으로는 2.4배,금액으로는 9.1배 증가한 것이다.관세행정 분야의 토착비리가 갈수록 조직화 대형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유형별로는 관세행정 관련 업무 종사자의 불법 방조·알선,업무 소홀,무자격 업무 대행 등 관세행정 기본질서 위반행위가 44건(44명,66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이어 밀수업자와 관세행정 관련 업무 종사자가 결탁한 조직적 밀수행위가 23건(47명,2814억원)이었다.또 고위공직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교수 대기업 및 공기업 임원 등 사회지도층 인사의 고가품 불법 휴대반입 및 외화 불법 반출행위 21건(26명,1천313억원)에 달했다.

이 밖에 △공항 항만 상주기관 및 업체 임직원이 밀수에 가담한 행위 6건(11명,16억원) △수출입 신고서 및 관련 무역서류 허위 작성 및 발급 행위 7건(8명,128억원) △보따리상 수집상이 연계된 농산물 불법 수입 수집 유통행위 7건(28명,6억원) 등도 적발됐다.

검거된 164명 가운데 관세행정 업무 관련자가 6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의사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 9명,상장회사 임원 8명,전·현직 공무원 5명,대학교수 3명,종교계 인사 3명 등이다.

주요 사례를 보면 서울세관은 지난 5월 회계사 등과 공모해 해외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해외 직접투자를 위장해 재산을 국외로 도피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외국인 투자기금으로 위장 반입해 국내법인 지분을 취득하는 수법으로 1047억원을 ‘세탁’한 기업인을 검거했다.인천공항세관은 지난 달 고급 와인 4400병(33억원 상당)을 미국 내 와인 판매사이트에 가입한 회원들이 자가 소비용으로 수입하는 100달러 이하의 물품으로 위장해 밀수입한 조직을 검거했다.

관세청은 “특별 단속기간 종료와 관계 없이 관세행정 주변 토착세력에 대해 지속적이고 강력한 단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