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수의 중고차 라운지] 휴가철 SUVㆍLPG車 인기…대형 승용차 판매는 시들

휴가를 앞둔 7월은 중고차 시장의 최대 성수기다.

물량 확보에 주력해온 중고차 업체들은 이 시기 차량 판매에 열을 올린다. 도매시장인 경매장도 뒤늦게 물량을 구하려는 소매 업체들 덕에 연일 높은 낙찰률을 기록 중이다. 가족들이 많은 짐을 싣고 여행을 떠날 때에는 좌석이 넓고 트렁크가 넉넉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제격이다. 이 때문에 요즘 중고차 시장에서는 SUV가 인기다. 신차 시장에서 SUV의 판매가 시들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나타난 또다른 변화는 과거 비인기 차종으로 분류됐던 LPG차량의 낙찰률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레저용으로 온 가족이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실용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비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년에는 LPG 가격이 오르면 차량 수요가 바로 줄어드는 패턴이 반복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꾸준한 LPG 값 상승에도 불구,차량 가격 변동이 미미하다. 그만큼 중고 LPG차량의 수요가 두텁다는 의미다.

상반기 중고차 시장을 주도했던 대형 승용차의 인기는 시들한 편이다. 휴가철을 앞두고 찾는 이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그랜저,오피러스,SM7,체어맨 등의 모델 노후화도 중고차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휴가철에 쓰기 위해 중고차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신중하게 차량을 살펴야 한다. 특별한 사고기록도 없고,주행거리도 정상이지만 가격이 유난히 저렴하다면 침수 경력이 있는 차량인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침수 차량은 고장이 잦고 차의 수명도 짧아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안전벨트를 당겼을 때 흙먼지가 나오거나 벨트에 얼룩이 보인다면 물에 잠겼던 차량이 확실하다. 문틈 사이에 흙이나 먼지가 많이 보이는 차,트렁크에 녹슨 부분이 있는 차 등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휴가지에서 큰 비를 만나 내 차가 침수되는 상황에 처했다면 전문적인 정비를 의뢰하는 것이 좋다. 침수의 가장 큰 후유증은 차체 부식이다. 조치가 늦을수록 수리비가 늘어난다. 최근 차량은 침수에 취약한 전자 장비의 비중이 높은 만큼 자칫 저렴한 비용에 이끌려 적당히 정비를 맡긴다면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침수가 아니더라도 폭우가 내릴 때 장시간 운행하거나 주차한 차량이라면 침수와 같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반드시 사후 점검을 해야 한다.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장시간 빗길 운전 후에는 문과 트렁크 등을 열고 강한 햇볕에서 습기를 제거해야 한다.

글로비스 자동차경매장 부장 rjs3762@glovi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