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세계최초 LCD공정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

[한경닷컴] LG상사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LCD분야 CDM사업에 대한 유엔(UN)의 승인을 획득했다.LG상사는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액정표시장치인 LCD 제조과정에서 사용된 후 배출되는 온실가스인 육불화황(SF6)을 감축하는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청정개발체제)사업에 대해 유엔으로부터 승인을 획득했다고 13일 밝혔다.

LG상사는 100억원을 투자해 LG디스플레이 구미6공장에 육불화황 저감설비를 구축하고 올초 시험운전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육불화황이란 LCD 패널 표면에 증착된 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인 건식 식각(Dry Etching)공정에 사용되는 기체로,지구온난화지수가 이산화탄소의 2만배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저감설비는 LCD 패널 식각공정에서 사용된 후 배출되는 육불화황을 대기 중으로 배출하기 이전에 섭씨 1,2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하여 분해한다. 이를 통해 연간 50만톤 규모의 탄소배출권 확보가 예상된다.CDM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무형의 탄소배출권을 수출 상품처럼 국제 시장에 내다팔 수 있다는 것이다.LG상사와 LG디스플레이는 구미6공장에서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온실가스 감축의무국가의 기업 등에 판매해서 수익을 얻게 된다.

탄소배출권은 유럽 기후거래소, 시카고 기후거래소 등 전세계 10여개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세계은행은 2010년 세계 탄소배출권 시장의 규모를 1,500억달러로 예상하고 있으며,2012년에는 약 2,000억달러 규모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DM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업의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기본원리를 이론으로 정립해 놓은 ‘방법론(Methodology)’을 반드시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방법론은 유엔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하며,승인받은 방법론은 유엔에 등록되어 CDM사업을 하고자 하는 모든 기업이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에는 LCD 제조공정에서 배출되는 육불화황 감축에 대한 방법론이 존재하지 않았다.때문에 LG상사와 LG디스플레이는 CDM사업 추진을 위해 2년여의 노력 끝에 LCD분야 방법론을 개발하고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유엔의 승인을 받았다.이후 양사는 방법론에 기초한 CDM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지난해 유엔에 등록을 신청했다.그리고 유엔 산하의 CDM운영기구로부터 사업타당성을 검증받은 후 LCD분야의 CDM사업으로는 세계 최초로 유엔의 승인을 획득했다.

이처럼 양사가 LCD분야 CDM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은 LG상사의 사업추진력과 LG디스플레이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강한 실행의지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결과다.LG상사는 LCD 생산공정과 관련된 참고할 만한 기존의 방법론이 전무한 상황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전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방법론 개발을 주도하고,방법론 및 사업에 대한 유엔 승인 절차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생산공정 중 배출되는 가스의 압력이 조금만 달라져도 설비의 가동이 중단되어 공정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저감설비 설치를 과감히 결정했다.LG상사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해외 CDM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며,LG디스플레이는 향후 구미6공장 CDM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파주7공장 등으로 사업확대를 검토 중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CDM사업이란

CDM사업은 온실가스 감축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교토의정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감축 제도의 하나다. 교토의정서 상의 규제대상이 아닌 국가에서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 (SF6) 등 6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활동을 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것으로 기업들의 미래 수익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