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 달려 닛산차 日공장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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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에 피해보상 요구 검토반도체 수급 불균형의 악영향이 자동차업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일본 닛산자동차가 핵심 부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조달에 차질이 빚어져 공장 가동을 며칠간 중단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닛산은 히타치제작소의 자회사 '히타치 오토모티브 시스템'이 엔진 전자제어장치(ECU)의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서 14~16일 사흘간 일본 도치기와 옷파마,규슈 지역에 있는 완성차 조립공장 4곳의 조업을 일시 중단하고 19일부터 재가동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만5000대의 생산 차질이 예상되며,ECU 공급이 계속 지연될 경우 북미지역 공장에서도 생산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닛산 측은 덧붙였다. 시가 도시유키 닛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차량 인도 연기로 인한 고객들의 불만에 대응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히타치와는 차후에 협의할 것"이라고 말해 히타치에 피해보상을 요구할 의향도 있음을 내비쳤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히타치는 ECU 납품이 늦어진 데 대해 "ECU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해외의 한 대기업이 고객사에 납품해야 할 물량이 크게 늘었다는 이유로 지난 2일 히타치에 공급하는 반도체 물량을 줄이겠다고 통보했다"며 "다음 달 이후 구매계약 조건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회사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히타치는 닛산 외에 혼다자동차와 후지중공업에도 ECU를 공급하고 있다. 혼다는 "현재 ECU 재고를 확인 중이며 닛산 공장 가동 중단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지중공업은 "ECU 공급 협력업체가 히타치 말고도 여러 곳이 있기 때문에 생산에는 큰 차질이 없다"고 전했다. 일본 자동차업체가 갑작스럽게 완성차 공장 조업을 중단하는 건 천재지변을 제외하고는 이례적이다. 일본 언론들은 "일방적으로 납기일을 늦춘 히타치의 리스크관리 부실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