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 "아이폰4 추천 못해"

"수신 불량, 하드웨어에 결함…차라리 아이폰3GS 사라"
출시 2주일 만에 수신 불량 논란에 휩싸였던 애플 아이폰4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번에는 소프트웨어 오류가 아니라 하드웨어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는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수신 불량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애플 아이폰4 구입을 권유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구매 추천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다. 대신 아이폰3GS를 사라고 추천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엔지니어들이 아이폰4를 테스트해본 결과 신호가 약한 곳에서 아이폰4 왼쪽 아랫부분을 손으로 쥐면 신호 강도가 뚝 떨어져 아예 통신이 끊기는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수신 불량의 원인이 휴대폰의 하드웨어 결함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뉴욕 지역의 3개 대리점에서 구입한 3대의 아이폰4로 진행했다. 컨슈머리포트의 마이크 기카스 수석 에디터는 "왼쪽 아랫부분을 잡으면 수신 강도가 약해지는 아이폰4의 결함은 단순히 소프트웨어 문제라기보다는 제품 디자인상의 중대 결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이폰4의 수신 불량 원인이 기기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신호가 약한 곳에서 수신 강도를 나타내는 안테나 막대가 과다하게 표시되는 소프트웨어상의 문제라는 애플의 해명과는 다르다.

컨슈머리포트는 "아이폰 3GS,팜 프리 등 AT&T가 판매하는 휴대폰을 같은 조건에서 테스트했지만 아이폰4 같은 수신 불량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이폰4의 수신 불량이 AT&T의 통신망 이상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컨슈머리포트는 아이폰4를 사용할 때 임시방편으로 안테나를 내장한 측면 금속띠에 배관용 테이프를 붙이거나 두꺼운 비전도 물질을 발라줄 것을 권고했다. 지난달 말 미국 일본 등지에서 출시된 아이폰4가 3일 만에 170만대가량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하드웨어 결함 논쟁은 애플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는 휴대폰 화면에 수신 감도가 좋은 것으로 표시되는데도 조금만 흔들리면 곧바로 통화 불능 상태 표시로 바뀌는 아이폰4 동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