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돌연 회담 연기…천안함 실무접촉 무산

전문가 "내부 입장정리 안된듯"
천안함 사태 논의를 위한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와 북한군 판문점군사대표부의 대령급 실무접촉이 무산됐다. 유엔사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장성급 회담에 앞서 13일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 · 유엔사 판문점 실무접촉이 무산됐다"며 "북측은 이날 행정적인 이유로 접촉을 연기하자고 요청해 왔으며,새로운 접촉 일정에 대한 제안은 없었다"고 밝혔다.

유엔사와 북한군은 천안함 피격 사건을 논의할 장성급 회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판문점에서 대령급 실무접촉을 갖기로 합의했다. 유엔사 군정위는 지난달 26일 천안함 피격 사건을 논의하기 위해 영관급 실무접촉을 하자고 제안했고 북한군은 이 제안을 수용했다. 북측은 지난 9일 유엔사에 전달한 통지문에서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검열단 파견) 제안을 반대하고 있는 조건에서,조미(북미) 군부 장령급(장성급) 회담에서 천안호 사건을 논의하자는 미군 측 제의에 유의하기로 했다"며 "조미 군부 장령급 회담 개최와 관련한 문제들을 협의하기 위해 7월13일 10시 판문점에서 대좌급 실무접촉을 가질 것을 수정 제의한다"고 말했다. 유엔사가 북측이 제시한 날짜와 시간에 만나자고 통보했음에도 북측이 연기를 요청함에 따라 회담이 상당 기간 열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측이 접촉 일정을 계속 바꾸는 것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북한 내부적으로 입장 정리가 안 됐음을 뜻한다"며 "최근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에 만족해하는 북한이 미군 측과 천안함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꺼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접촉이 이뤄진다면 유엔사와의 날선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북측은 철저히 준비한 뒤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사는 실무접촉에 이어 장성급 회담이 열리면 민 · 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 결과를 북한에 설명하고 북한의 천안함 공격이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임을 지적할 방침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