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경제통' 청와대 라인업] 현 정부 경제공약 밑그림 그린 '李대통령 가정교사'

백용호 정책실장은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분야 '복심(腹心)'으로 통한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과 대통령 후보였을 때 직접 경제공약들을 만들었고, 새 정부가 들어설 때는 경제정책의 큰 틀을 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백 내정자와 이 대통령의 인연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96년 10년간 몸담았던 이화여대 교수 생활을 접고 한나라당 간판으로 서대문을 지역구로 출마하면서 중앙 정치무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종로에서 함께 출마한 정치적 동료였다. 백 내정자는 낙마하고 이 대통령은 당선됐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이내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면서 동병상련을 겪었다. 그는 낙선 이후 2년간 지구당위원장(현 당협위원장)과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지내며 정치권에서 활동했다. 이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던 동아시아연구소 비상임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 후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아더앤더슨에서 상임고문이라는 직책으로 민간 경제영역으로 돌아갔다. 그에게 다시 기회가 온 것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부터다. 그는 캠프에서 이 후보의 공약을 만들었다. 취임 후에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으로 함께 일했다. 서울을 동아시아 금융허브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모토'도 그의 작품이었다. 이때부터 이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는 역대 시정개발연구원장 중 유일하게 3년 임기를 다 채웠다.

2006년부터는 바른정책연구원(BPI) 원장으로 학계의 MB맨들을 규합해 대선공약 개발에 앞장섰다. 바른정책연구원은 류우익 주중 대사가 원장을 지낸 국제정책연구원(GSI)과 함께 이 대통령의 양대 정책자문 그룹으로 꼽힌다. 백 내정자는 대선캠프에서 금융 전문가로 금융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한국경제를 다시 한번 일으킬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대선 후에는 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창용 서울대 교수 등과 함께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대표적 소장파 교수 3인방으로 불렸다. 충남 보령 출신이며,가난한 집안형편 탓에 중앙대 경제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3년 만에 중앙대를 전체수석으로 졸업한 뒤 중앙대의 지원을 받아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땄다. 이화여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당시 그의 나이는 29세였다. 저서로는 증권금융론,금융실명제,자본시장론,돈의 경제학,금융증권시장론 등이 있다.

이준혁/강동균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