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열려도 녹색산업엔 재정지원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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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략적 육성 가속도
R&D 예산 두배이상 확대
2013년 3.5조원으로 녹색전문 中企 1000개 육성
기획재정부 등 각 부처들의 녹색성장위 보고에는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많이 담겼다. 녹색산업은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기간이 긴 반면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기 때문에 초기에 정부의 전략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재정 · 금융지원 대폭 확대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재정 · 금융지원 방안들이다. 재정부가 녹색기술을 신성장 · 원천기술 연구개발(R&D) 세액공제(최대 30%)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한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혜택으로 볼 수 있다.
재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재정건전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올 연말로 일몰이 다가오는 50여개 비과세 · 세감면 항목의 상당수를 폐지할 계획이다. 2008년 1조4000억원이던 녹색R&D 예산을 2013년까지 두 배 이상인 3조5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다. 녹색산업은 강력한 세출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해 전략적으로 키우겠다는 의도다.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에 대한 자금 지원도 올해 1350억원에서 내년에 6000억원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녹색산업 육성을 위해 부처들이 공동 연계하는 '그린 브리지'(green bridge)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한 것 역시 재정부가 산업육성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 못지않는 '애정'을 녹색산업에 쏟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향후 재정부 등 각 부처들은 녹색기술 공동 기획 및 사업단을 구성해 실리콘계 태양전지나 고효율 2차전지 등의 육성 실적을 주기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핵심 기술과 기업 집중 육성
지경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핵심 녹색기술을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선보였다. 지경부는 국내 30대 그룹이 지난 3년 동안에 비해 48% 증가한 22조4000억원을 향후 3년간 녹색산업 분야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경부는 민간 투자가 이뤄지는 여러 녹색기술 가운데 특히 2차전지를 2020년까지 세계 1위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2020년까지 성능은 지금의 두 배,가격은 5분의 1 수준인 2차전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2050년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량의 19%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산화탄소 처리기술(CCS) 개발에 집중키로 했다. 정부 1조2000억원,민간 1조1000억원 등 총 2조3000억원을 향후 10년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청의 경우 올해 1580억원인 개발기술사업화 융자금을 내년에 2580억원으로 늘리는 등의 지원을 통해 2013년까지 녹색전문 중소기업 1000개를 육성키로 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인케(INKE · 한민족글로벌벤처네트워크)와 KOTRA 등을 통해 주요 거점에 녹색수출지원센터를 설치해 수주 활동을 돕기로 했다. 내년까지 녹색창업 선도대학 5곳을 지정해 교수 연구원 등의 창업준비를 지원하고 녹색기술창업학교 5곳도 운영하기로 했다. 녹색기술 우수기업을 선정해 보증하는 '그린하이테크 특례보증'도 시행키로 했다.
서욱진/고경봉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