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국가 지역통합해야 경제력 걸맞는 영향력"

아시아컨퍼런스서 한목소리
아시아 국가들이 국제사회에서 경제력에 걸맞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지역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13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콘퍼런스에 참석한 아시아 각국 대표들은 지역 통합을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맞설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나오유키 시노하라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유럽 국가들은 입장을 통일시키려고 노력하면서 힘을 키워왔는데 아시아도 그렇게 해야 할 때"라며 "아시아가 통합된 목소리를 내면서 세계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시오 상 쾅 네가라 말레이시아은행 부총재도 "아시아의 성장을 촉진하려면 지역 통합을 보다 빠른 속도로 추진해야 한다"며 "역내 통합이 강화되면 외부에서 오는 충격을 견뎌내는 힘도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게오 가시와기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은 IMF에 반감을 갖는 야당이 아니라 책임 있는 여당으로 활동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시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수출 위주 모델에서 벗어나 내수시장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 샤오링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금융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은 "아시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적극적으로 지역 통합을 추진하고 내수시장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공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준비위원장은 "아시아는 과거 수출주도형 성장모델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내수 확대를 통한 성장은 지속가능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시아 단일 통화체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단일 통화보다 역내 무역 및 투자 자유화가 먼저"라며 "지금 상황에서 아시아 단일 통화는 필요없다"고 말했다. 가시와기 교수는 "아시아 단일 통화는 장기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우시오 상 쾅 부총재와 우 샤오링 부위원장은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한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 정부는 G20 비회원국의 의견을 수렴해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개발 이슈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