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과 경남에 철의 실크로드 시대가 열린다

경남 동부와 중부권의 중심인 김해와 창원지역에 빠르면 올 연말부터 고속철도(KTX)가 운행되고 부산신항 배후철도 개통된다.부산시도 서부산권의 강서선과 동부산관광단지를 잇는 동부산선, 사상·가덕선, 노포·양산선 등 도시철도 4개 노선을 우선적으로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물류수송에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4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2002년부터 1조7000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경전선(삼랑진~진주 101.4㎞) 복선전철 건설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올 연말 삼랑진역~창원 마산역(40㎞) 구간이 개통돼 고속철도가 본격 운행된다. KTX가 정차하는 김해시의 ‘진영역’과 창원시의 ‘북창원역’과 ‘마산역’은 획기적인 교통 수요가 창출되면서 관광과 문화, 비즈니스 등과 연계해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김해시 관계자는 “KTX 운행에 대비해 새롭게 건립되는 진영역을 중심으로 시내버스 노선을 변경하는 등 앞으로 늘어날 교통수요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항만과 육로를 연결하는 물류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다가왔다.한국철도시설공단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9135억원을 들여 건설하고 있는 부산신항 배후철도(삼랑진~한림정~진영~진례~장유~녹산 38.8㎞)가 현재 89%의 진척을 보여 우선 연말까지 김해 진례역~부산 녹산역 구간이 개통된다.이 구간이 개통되면 녹산국가산업단지와 가덕도신항만 개발에 따른 배후수송시설 확보 및 부산권역 항만과 공단의 원활한 화물수송이 동시에 가능해져 물류에 큰 변화가 기대된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건설본부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에는 진례~녹산 구간의 복선전철 공사가 마무리면서 인적ㆍ물적 수송체계의 혁신을 가져와 철도가 지역경제의 중심 축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2004년부터 추진 중인 부산 부전역~창원시 마산역을 잇는 부전~마산 복선전철 민간투자 건설사업(부전~사상~김해공항~칠산~장유~진례~북창원~마산 51.4㎞)도 SK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이 사업은 김해, 창원이 경부선과 호남선, 전라선을 잇는 대동맥 역할을 맡게 된다.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또 내년 4월 개통될 예정인 부산 사상~김해 삼계를 잇는 경전철(23㎞)과도 연계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부산시도 철도망 구축에 나선다.서부산권의 강서선과 동부산관광단지를 잇는 동부산선, 사상·가덕선, 노포·양산선 등 도시철도 4개 노선을 우선적으로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철도 기본계획 재정비안’을 확정한데 이어 15일 최종 용역보고회를 거쳐 국토해양부에 사업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기본계획안과 지난해 중간보고회를 통해 제시된 도시철도 15개 노선을 대상으로 비용편익(B/C)을 분석한 결과 △동부산선(장산~동부산관광단지) 4.2㎞ △강서선(대저~명지) 14.8㎞ △사상·가덕선(사상~가덕도) 26.0㎞ △노포·양산선(노포~북정역) 15.7㎞ 등 4개 노선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최적지로 나타났다.

동부산선은 동부산관광단지의 활성화와 관광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꾸준히 늘고 있는 기장·송정 주민에 대한 교통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노선으로 꼽혔다. 특히 동해남부선 이설 후 송정역에서 환승이 가능해 동부산관광단지에 대한 광역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도 14호선의 원활한 소통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신항 배후 첨단산업물류도시를 통과하는 강서선은 대저역~평강천~청량사어귀 사거리가 최적대안으로 제시됐다. 이 노선은 서부산권의 핵심 개발축으로 연약지반인 지형적 특성을 감안해 초경량 경전철 등의 교통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가덕선은 가덕도 개발과 신공항 입지 등을 고려한 노선으로 도시철도 1호선과 2호선의 환승으로 교통 연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을숙도를 끼고 있어 관광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명지지구의 토지이용계획 상 상업지구와 공공시설용지로 계획돼 교통수요가 클 것으로 검토됐다.

노포역에서 스포원파크를 경유해 북정역까지 잇는 노포·양산선은 스포원파크 앞을 돌아가는 탓에 노선 연장이 다소 길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향후 스포원파크 이용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우선 신설 노선으로 제시됐다. 이 노선은 현재 단선 건설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중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이상국 박사는 “도시 순환노선 체계를 구축하고 대중교통 소외지역의 도시철도 접근성 등 공공성을 감안할 때 단순히 재무적 타당성만으로 판단하는 건 곤란하다”면서 “앞으로 발생할 환경변화 등을 고려해 신설 노선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