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 세력'으로 재부상한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의 주도세력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이후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까지 고려해 매수 규모가 증가하는 양상이어서 매수세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사들이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8일 이후 전날까지 불과 5거래일만에 1조900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이 기간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46만5269주, 3772억원 어치나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5조원대에 오를 정도로 실적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에도 실적이 더욱 호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과 함께 휴대폰과 TV부문의 회복으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5조3000억~5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고 3분기 전망도 시장 예상보다 좋게 보고 있어,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고 있다.
외국인은 KB금융도 1962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어윤대 회장 취임으로 그동안 회장 공백에 따른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됐고 3분기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상승 효과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스마트폰 경쟁력 부재와 유럽에서 TV 판매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LG전자도 1253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교보증권은 이날 LG전자의 실 적이 2분기를 바닥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V부문이 중남미와 아시아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하반기부터 신흥시장에서 저 가 휴대폰 판매와 함께 스마트폰 제품군의 가세로 휴대폰 사업부문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1119억원)와 LG화학(1008억원)도 외국인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현대차는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이, LG화학은 포드에도 배터리 공급을 확정하는 등 2차전지 사업부문의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다.이외에도 한국전력(778억원), 신한지주(695억원), 삼성화재(519억원), LG이노텍(397억원), 현대건설(393억원), 대한생명(393억원), 삼성생명(354억원) 등도 많이 샀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섹터의 이익수정비율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며 마이너스 수준까지 낮아진 반면 IT섹터의 경우는 7월 초 이후 플러스로 전환되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국내와 같이 IT섹터의 비중이 높은 증시에 외국인 투자가의 관심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500억원 어치 이상 순매수하고 있다.실적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전기전자업종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시 매수세로 돌아선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IT업종에 대한 저점매수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