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 재·보선 격전지 가다] (1) 서울 은평을

이재오 "지역발전 내가 적임자" vs 장상 "정권 심판하자"

지역발전론이냐 정권심판론이냐.

7 · 28 재 · 보선이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간 15일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이재오 한나라당 후보는 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를 마다하고 어깨띠도 두르지 않은 채 지역을 누비는 '낮은 포복 행보'를 이어갔고,장상 민주당 후보 등 야당 후보들은 너나 없이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오전 5시부터 자전거를 타고 집 주변을 돈 이재오 후보는 8시 구산역 출근 인사에 이어 10시엔 대조동 감리교회를 찾아 어르신 무료 배식을 도왔다. 쌀밥과 도토리묵 계란말이 호박무침 반찬을 오이냉국과 함께 1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대접한 이 후보는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교회라 그동안 종종 들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어제 전당대회가 끝나고 당 지도부가 지원 유세를 온다고 하기에 날 위한다면 오지 말라고 했다"며 "야당 때문에 이번 재 · 보선을 치르는 건데 거꾸로 정권심판을 한다는 게 말이 되나. 41년 산 은평에서 야당 의원을 세 번 했는데 지역 발전을 위할 사람이 저 빼고 또 누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걸어다녀 보니 '이재오 너 잘 돌아왔다. 고생되지만 잘 해봐라'는 민심이 많더라"며 "이 정권에 도움이 되기 위해 고난의 길인 줄 알고 출마했다. 정부의 정책을 피부에 와닿게 하는 게 제 임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박지원 원내대표는 물론 손학규 정동영 고문과 10여명의 의원들이 연신내역에서 재 · 보선 대책본부 출정식을 갖는 등 은평을에 사활을 건 모습이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하루종일 장상 후보와 함께 대조동,불광동,역촌사거리 등 은평 일대를 돌며 지원 유세를 벌였다. 박 원내대표는 "은평을이 중요하다"며 "야권후보 단일화도 돼야 하고 꼭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상 후보는 "4800만 국민이 지금 은평을 주시하고 있다. 국민이 주인임을 재확인시켜야 한다"며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바닥 민심은 팽팽한 판세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연신내역에서 장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던 임모씨(38 · 구산동)는 "아직 누굴 뽑을지 정하진 않았지만 4대강을 반대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야당을 찍어야겠다"고 했고 주부 한모씨(36 · 진관동)는 "은평의 발전을 위해 이재오 후보가 돼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