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집 쪼개 다시 렌트…유학생활에 재테크를 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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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가' 방미의 도널드 트럼프를 넘어서 (7) 토론토 재테크 여행기
매년 유엔개발계획(UNDP)은 인권,경제수준,교육환경을 고려해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을 발표하는데 캐나다는 늘 상위 5위권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만큼 쾌적한 도시이고,복지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는 뜻이다.
3년 전 토론토에 한 달 정도 여행을 다녀왔다. 토론토에는 한국인 이민자가 많고,유학생도 많다. 공교육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한국인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찾는 1순위 국가이기도 하다. 내가 토론토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은 교육도시,복지국가로 선망을 받다보니 우리나라 사람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모여들기 때문이다. 5~6차례 다녀올 때마다 이곳에서 학군 좋기로 소문난 이스트욕과 노스욕에 관한 정보를 체크하곤 했다. 학군 좋기로 소문이 난 이 지역들은 교육열 높은 한국 엄마들이 1년 전부터 학교에 입학지원서를 들이밀고 기다리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부동산 매물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학교 기숙사가 아니라 따로 집을 알아보는 것은 대부분 엄마가 유학길에 동행하기 때문이다.
토론토는 아이와 엄마가 동반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유학원에 들렀다 한 엄마를 만났는데 '하늘의 별을 땄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미국이나 다른 나라는 아이가 학생 비자를 받아도 엄마는 관광 비자나 학생 비자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는 것.관광 비자는 체류 기간이 3개월밖에 안 되기 때문에 재발급을 받아야 하고,1년에 네 번 인근 나라로 나갔다가 다시 그 나라로 돌아오는 왕복 항공료만 1000만원은 족히 든다. 그런데 토론토에서는 아이가 학생 비자를 받으면 엄마는 자동으로 동반 비자가 나온다.
다른 나라의 경우 엄마가 학생 비자를 신청할 경우 신청비 30만원,1년 학비 1500만~2000만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토론토에선 이보다 훨씬 저렴하다. 아이와 엄마의 동반 유학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이렇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유 때문이다.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엄마도 영어 공부를 하고 세계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토론토 교육청에 소속돼 있는 공립학교는 초등학교 450여개,중고등학교가 100여개 된다고 한다.
물론 기러기 가족으로 떨어져 지내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다. 하지만 인생에서 2~3년 정도 서로의 발전을 위해서,또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의미 있는 투자를 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나는 그녀에게 "뉴욕에서는 자기 집을 쪼개서 서브리스(렌트)를 준다. 그렇게 월세 받는 것도 재테크"라며 돈 버는 방법을 귀띔해 줬다. 그녀는 당장 방 한 개를 렌트해 봐야겠다고 했다. 토론토의 콘도 같은 경우에는 학생이나 직장인이 단기 계약을 하고,휴가 기간에도 서블리스(단기 임대)를 내주기 때문에 1년 내내 방을 놀리지 않고 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콘도를 관리해 주는 에이전시에 20~30%의 수수료를 주면 1년 내내 돈을 버는 셈이다.
어차피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할 거라면 돈을 펑펑 쓰는 것보다 벌면서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미국이든 캐나다든 상황에 맞춰 방법을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유학생활은 자신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여기다 재테크까지 겸한다면 이보다 더 잘난 투자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모든 기회를 성장의 마디로 삼는 것이 유익하게 외국 생활을 하는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