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대] 저항선에 막힌 글로벌 증시 '동반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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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지표 불안에 일제히 발목반등을 시도하던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저항선에 막혀 주춤거리고 있다. 2분기 실적시즌의 출발은 좋았지만 소비 생산 등 실물지표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 증시는 단기 조정에 들어간 양상이다. 특히 글로벌 증시 향방의 열쇠를 쥔 미국 증시가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에 발목이 잡힌 것이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안착하고 재상승을 노리기 위해선 20일 이동평균선(1716.86) 등 단기 지지선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코스피도 단기급등 후 주춤
"실물지표 안정돼야 상승탄력"
◆한 · 미 · 일 · 중 증시 동병상련지난 주말(16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증시는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코스피지수는 작년 9월 이후 저항선으로 여겨져 온 1750선을 잠시 뚫었지만 단기 급등 부담으로 이틀째 하락하며 1738선으로 밀렸다. 미 다우지수와 S&P500,일본 닛케이평균주가,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은 연초 이후 하락채널 상단선의 저항에 나란히 걸려 있어 주목된다.
차트 분석가인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18일 "다우지수는 4월26일 11,200선과 6월18일 10,450선,지난 14일 10,360선을 연결한 하락채널에 막혀 있는 상황"이라며 "S&P500 역시 4월과 6,7월의 단기 고점을 연결한 하락 추세선을 넘지 못하고 16일 1064선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12일 2490까지 오르며 2500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4월 이후 하락채널의 상단에서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하고 2424까지 물러났다.
◆코스피지수는 20일 이평선 유지가 관건향후 코스피지수 향방은 심리선으로 불리는 20일 이평선을 유지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정 연구원은 "지수가 박스권을 상향 돌파했던 2005년 1월과 2007년 4월,2009년 3월의 경우 단기적으로 상승탄력이 둔화됐지만 20일 이평선을 이탈하지 않은 상태로 상승흐름을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반면 2006년 4월과 올 5월은 20일 이평선을 지키지 못하고 전 고점 근처에서 큰 폭으로 지수가 밀려 대조를 이뤘다.
그는 "지수가 단기간에 오르면서 이평선들의 배열이 안정적이지 못해 단기적으로 상승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며 "단기 조정이 나와도 전 고점 돌파 실패로 여길 필요는 없지만 20일선을 크게 밑돌면 조정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 고점을 뚫었던 14일 지수와 20일선의 격차는 45포인트에 달했지만 이틀 연속 내린 탓에 16일 현재 22포인트로 줄었다.
◆실질지표 안정돼야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단기 저항선을 돌파하고 상승 추세선에 진입하기 위해선 실물지표가 안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제조업 선행지수로 여겨지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6월 8.0에서 7월 5.1로 떨어졌다. 미시간대의 소비심리지수도 7월 66.5로 6월의 76은 물론 예상치인 74에 크게 못 미쳤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0.3%에 그쳐 1분기 증가율 11.9%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각종 지표가 부진하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제는 올해 1분기를 고점으로 3분기까지 회복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장 글로벌 증시 반등세를 꺾을 수준은 아니지만 4분기 경기 반등 신호가 없으면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