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박근혜 곧 회동, 세종시 갈등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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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언제든지 朴 "만날 수 있다"…이르면 7·28 재·보선 이전 성사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조만간 만난다.
소통 필요성 공감 관계회복 관심
이 대통령이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가진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의 조찬회동에서 박 전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언제든지 좋다. 7 · 28 재 · 보선 전이든 후든 적절하게 조율되면 만나서 협력하는 일에 대해 기탄없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대통령과의 회동을 거절한 적이 없다.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선 두 사람이 가급적 조속히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회동이 성사되면 2008년 1월과 5월,지난해 1월과 9월에 이어 다섯 번째 만남이 된다.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이 승부를 걸었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반대하면서 불편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회복될지 주목된다.
회동은 양측 모두 필요한 상황이다. 한나라당의 6 · 2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안팎에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소통과 화합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난해 9월16일 청와대에서의 단독 회동 이후 10개월여간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기간 중 여권은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양분됐다. 이것이 6 · 2 지방선거 참패의 한 원인이었다는 내부의 불만을 두 사람이 외면할 수 없었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 대통령으로선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일방적 독주' 논란에서 벗어나 당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박 전 대표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게 시급한 과제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실장과 정무수석에 3선인 임태희 정진석 의원을 각각 기용하면서 소통의 발판은 마련했다. 박 전 대표도 6 · 2지방선거 패배와 소통 부재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반대만 하는 정치인'이라는 일각의 부정적 이미지를 털고 이 대통령과 협력을 통해 차기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히는 것도 필요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회동하게 되면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 등 주요 국정과제의 추진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도 지난달 세종시 수정안 국회 표결시 반대 토론에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도울 것은 돕겠다는 뜻을 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난 네 번의 만남이 대부분 회동에만 그치고 실질적 관계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홍영식/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