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② 김미화 "나는 폴리테이너도 '좌파'도 아니다"

출연금지 명단 이른 바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방송인 겸 코미디언 김미화가 자신을 둘러싼 ‘좌파 연예인’이라는 시선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미화는 “트위터에 심경을 올린 글로 고소돼 경찰 출두할 예정이다”라면서 “비단 트위터 글로 인해 이번 사건이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김미화는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한 이후 나는 ‘정치 연예인’ 이른바 폴리테이너라는 멍에를 씌우기 시작했다”면서 “내가 정치하는 것을 본 사람이 있는가. 나는 코미디언일 뿐이고 좌파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SBS 사장님 확인서를 받고, 인터넷 기자협회, 총선시민연대, 녹색연합 등에 확인서를 받으러 다녔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확인서와 내부문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김미화는 “과거 ‘삼순이 블루스’를 할 당시, SBS에서 어렵사리 당시 국회의원이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섭외를 했고, 나는 그분을 모시고 개그를 했다”면서 “그러나 이후 노와 손잡고 정치한다라는 소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SBS에 전화 한통이면 확인될 일이었다”라고 격앙된 어조로 비통해했다.

이어 “당시 방송계에 유행이라고 할 정도로 대통령 선거 개표 방송에 아나운서나 개그맨들이 후보자들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코너가 있었고, 그때 한선교 아나운서(현 한나라당 의원)와 남희석과 함께 진행에 참여했다”면서 “이후 노 대통령이 당선된 후 한선교씨와 함께 하회탈 선물을 드리는 행사가 있었다. 그러나 나만 좌파로 낙인찍혔다. 나는 다만 여러분들을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려 했을 뿐이다”라고 해명아닌 해명했다. 김미화는 “나는 단연코 정치권에 기웃거린 적 없다”면서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코미디언으로서 웃겨 달라는 곳에 가서 웃겨드렸다. 나는 코미디언이 자랑스럽고, 평생 코미디언으로 사는 것이 꿈이다. 그렇기에 이번 기회에 우리 코미디언 후배들이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고 입장을 마무리한 후 서둘러 영등포 경찰서로 이동했다.

한편, 김미화는 지난 6일 KBS에 이른바 '블랙리스트' 존재에 대해 언급, KBS로 부터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당해 이날 11시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