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300만대 시대] 삼성전자·NHN 사표 내고 '앱' 개발…1인 창업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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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 '모바일 인터넷' 도전장#1.미국 코넬대(공학 박사)를 나와 삼성전자에서 휴대폰 구동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이승이씨.아이폰을 장만한 지인들이 주소록 등을 검색하기 불편하다고 토로하자 이를 해결해주려는 생각에 지난 3월 '홍길동 초성변환'이라는 앱을 만들었다. 지인들과 나눠 쓰려고 만든 이 앱은 인기를 끌어 30만명이 다운로드하는 필수 앱으로 자리잡았다.
#2.'사람들의 라이프사이클이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면 어떤 변화가 올까. 버스를 기다리거나 잠자기 전 침대에 누워 휴대폰으로 아이쇼핑을 하게 될 거야.' 이런 상상에서 나온 앱이 씽크리얼스의 '포켓스타일'이다.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일하던 개발자와 기획자들이 의기투합해 지난 2월 창업했다. 김재현 사장은 "기존 인터넷 시장은 네이버 등 포털이 장악하고 있어 신규 업체가 도전하기 어렵지만 모바일 인터넷은 이제 시작단계여서 소규모 벤처기업에도 기회가 많다는 생각에 창업했다"고 말했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1인 창업
스마트폰 열풍을 타고 앱 개발에 나서는 1인 창업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1인 창업기업 사이트 아이디어비즈뱅크에 회원으로 가입한 1인 창업기업 수는 올 들어 6월까지 3967개에 이른다. 작년 전체 가입 기업 5425개의 절반을 웃도는 수치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1인 창업기업의 외주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바우처 지원액도 올 들어 6월까지 23억원으로 작년 전체 지원액(21억원)을 넘어섰다. 바우처 지원은 중기청이 1인 창업기업에 프로젝트를 맡기는 기업에 300만원 한도 내에서 발주액의 10%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중기청은 전국 50여개 비즈니스센터에서 1인 창업기업에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전문가 상담과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훈희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경영혁신부장은 "중기청의 지원사업에 참여하려는 1인 창업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 도전장을 낸 벤처 창업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모바일 앱,IT 산업 지형을 바꾼다
지난 3월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는 '런 데빌 런'이라는 스마트폰용 앱으로 음반을 발매했다. 음원은 물론 뮤직비디오 화보 등을 포함한 이 앨범은 3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소녀시대의 앱 앨범이 인기를 얻자 이효리,f(x),거미,김윤아 등 인기 가수들이 잇달아 스마트폰 앱으로 디지털 앨범을 내고 있다. 스마트폰이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한석우 네오위즈인터넷 사장은 "앱 앨범 판매 수익이 아직 크지는 않지만 향후 스마트폰 보급에 맞춰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웹 기반의 인터넷 포털들도 모바일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도,검색,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다음은 전체 직원의 10%인 100명가량의 인력을 모바일 사업에 투입하고 있을 정도로 이 분야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안철수연구소 등도 앱 개발에 뛰어들었다. 김지현 다음 모바일본부장은 "국내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전체 인터넷 시장의 30~40%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바일이 인터넷 시장의 지형을 바꿔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