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선산업 중국과 기술격차 더 벌릴 전략 세워야

한국 조선산업이 중국에 추월당해 2003년 이후 줄곧 지켜왔던 세계 1위자리를 넘겨줬다. 중국은 지난해 선박 수주량과 수주잔량에서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올 상반기 건조실적에서도 우리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저임금으로 벌크선 등 저가 선박분야에서 우리가 도저히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그 배경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중국의 성장세가 우리를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세계 선박발주량이 전년동기보다 223%나 증가하면서 한국의 수주량이 462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기록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38%로 늘렸지만,중국은 502만CGT에 시장점유율 41.2%를 달성하며 격차를 더 벌렸다. 물론 이 같은 실적만으로 우리 조선산업의 경쟁력이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중국 정부는 중국을 오가는 화물은 자국 조선사가 만든 선박으로 나른다는 '국조국수(國造國輸)'정책으로 대량의 발주물량을 자국 조선업체에 몰아주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단순 벌크선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 유조선,드릴 십,해양플랜트 등에서는 여전히 중국이 따라잡기 힘든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업계가 아직은 중국의 위협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선박부문 기술력에서 한국은 중국보다 불과 3.6년 앞서 있다. 중국 업체들의 국내 고급인력 빼가기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언제까지 우리가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 조선업체들은 경각심을 갖고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기술 및 품질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데 중점을 두지 않으면 안된다. 중국과의 가격경쟁력을 좁히기 위한 인도 등 해외생산거점 확충과 함께 기술경쟁력의 격차를 한층 벌리기 위한 고급인력 확보 등의 양면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