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뜨는 ELS‥종목ㆍ지수 급락하지 않으면 年 10~30% 수익

주식시장이 1년 가까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 Equity Linked Securities)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지수)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흔히 구조화상품이라고 불리는 ELS는 기초자산의 종류와 수익률을 결정짓는 요건 등이 다양하다. 하지만 주가가 일정 기간 하락하지 않는 이상 연 10~30%대의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과거 만기 혹은 조기 상환된 ELS의 수익률은 평균 연 10% 이상이다.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금처럼 금리가 낮고 증시 전망이 불투명할 때 적합한 대안 투자상품으로 꼽힌다.

◆횡보 · 조정장에서 빛 보는 ELS금융위기로 파생상품의 위험성이 부각되며 주춤했던 ELS 발행 규모는 올 들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월별 총 발행 규모는 2조원을 훌쩍 넘어섰고,월별 발행건수도 1000건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발행된 ELS는 10조74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978억원)에 비해 164% 급증했다. 코스피지수 상승이 제한된 가운데 하락폭도 크지 않아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ELS는 발행될 당시 수익 달성 조건과 수익률이 미리 정해진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만기 2년 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50%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면 연 15%의 수익을 지급하는 식이다. 수익률과 목표달성 조건은 청약시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주식이나 펀드의 경우 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은 존재하지만 투자기간이 종료될 때 받을 수 있는 수익이 고정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ELS와 다르다.

이 같은 상품구조 때문에 ELS는 주가 횡보기 혹은 조정기에 빛을 발한다. 주가가 올라갈 때는 올라가는 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고,하락하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은 정해진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기에만 수익추구가 가능하고 운용성과가 달라지는 펀드와의 차이점이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이라도 만기 평가일에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설정일 당시 주가의 50~60% 이상이면 수익추구가 가능한 것이 일반적이다.
◆조건 맞을 땐 조기 상환도

ELS는 만기에 최소한 원금을 보장하는 '100% 원금보장형' 상품부터 원금을 부분적으로 보장하는 상품까지 구조가 다양하다. 원금보장형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지만 자칫 조건이 성립되지 않았을 경우 원금을 까먹을 위험이 없다는 점에서 안정적이다. 원금 비보장형 상품은 상대적으로 목표 수익률이 높다. 또 대부분의 경우 기초자산의 주가가 30~40%씩 급락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또 ELS의 구조는 크게 '녹아웃(knock out)형'과 '스텝다운(step-down)형' '파워스텝다운형'으로 나뉜다. 녹아웃형은 정해진 구간 내에서 수익 추구가 가능하고,녹아웃 영역 이상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수익률이 확정되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달 초 발행한 ELS를 예로 들어보자.만기 1년의 원금보장형 상품인 'ELS 1150회' 상품은 코스피200지수가 최초 기준가 대비 120% 초과 상승한 적이 없으면 주가 상승률만큼을 수익으로 지급한다. 대신 코스피200지수가 120% 이상 상승한 경우엔 고정된 연 3%만을 수익으로 제공한다. 또 만기 평가일 코스피200지수가 기준가격보다 떨어졌다면 이자 없이 원금만 돌려주는 방식이다. 녹아웃형에서 주의할 점은 만기까지 장 중을 포함해 한 번이라도 기초자산의 주가가 녹아웃 영역을 초과해 상승한다면 실제 상승률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수익률이 확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녹아웃형 상품은 적합한 투자대상이 아니다.

스텝다운형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기상환 수익률이 계단식으로 낮아지는 상품이다. 기초자산 주가가 조기상환 조건을 만족할 경우 연 수익률만큼의 이자와 원금이 지급되고, 조기 상환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만기 평가일까지 최초 기준주가 대비 40~60%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면 정해진 수익률을 제공한다. 조건에 따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조건이 맞으면 조기 상환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매력이다.

파워스텝다운형은 스텝다운형 상품의 단점을 보완해 출시된 상품이다. 기존 스텝다운형 상품은 평가기간 동안 장중 기초자산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제한선 미만으로 주가가 하락한 경우 만기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해야만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파워스텝다운형은 만기시에만 기준가격 대비 기초자산 가격의 등락을 따져 수익 달성률을 높였다. ◆자신에게 맞는 ELS를 선택해야

ELS는 조건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또 기초자산의 가격 흐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되도록이면 하락 가능성이 적은 기초자산을 고를 필요가 있다. 특히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들은 대개 기초자산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 추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종목이 유리하다.

ELS는 원금보장형의 경우 만기가 대부분 1년이다. 원금 비보장형은 만기가 1~3년으로 3개월 단위로 조기상환 기회를 준다. 이 상품들은 조기상환 조건을 만족하면 상환이 이루어진 후 청산되지만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만기까지 더 보유하고 있어야 하므로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석우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전무) stevesohn@truefrie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