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IT, 우울한 7월…LED까지 업황둔화론 확산

IT(정보기술)주가 우울한 7월을 보내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어 LED(발광다이오드)까지 업황둔화론이 확산되며 급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잇단 펀드환매에 기관들이 가장 많이 들고 있던 IT업종의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IT주들의 업황둔화론은 기관들의 '팔자'세에 근거를 마련해준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펀드환매가 잦아드는 시점이 바로 IT의 수급 모멘텀(상승동력)이 가시화되는 시기라는 것이다. ◆LED 업황둔화론 고개…LG이노텍·삼성전기↓

LED산업의 업황둔화론이 고개를 들면서 LG이노텍과 삼성전기 등 대표주들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일 오후 2시22분 현재 LG이노텍은 전날보다 8000원(4.26%) 내린 18만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 한때 17만8500원까지 떨어져 18만원이 붕괴되기도 했다. 삼성전기도 2.19%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서울반도체와 루멘스가 각각 2.01%, 8.60% 하락 중이다. 장윤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ED 관련업체들의 영업이익은 2010년 하반기에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며 "2011년 상반기에는 판가 인하로 인한 수익성 둔화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장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주식들은 실적 모멘텀이 둔화되는 시점에서 주가 고점이 형성됐다"며 "이에 따라 몇몇 업체들의 경우 상승여력이 일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LED산업의 성장이 짧고 굵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급 불균형이 내년 상반기에는 완화될 것이라며 LED업종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최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종에 대한 업황둔화론의 대두로 관심을 모았던 LED업종에까지 우려가 커지면서, IT 투자자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1.98% 상승한 반면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5.38%, -9.39% 하락하며 실망을 안겨준 이력이 있기 때문에 LED 관련주의 주가흐름도 걱정스러운 것이다.

◆"펀드환매 잦아들 때 수급 돌아올 것"LED 업황둔화 전망에 대한 반론도 들려온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LED 수요가 급증하는데 반해 기판을 만드는 사파이어잉곳 등 원재료는 부족하다"며 "공급이 증가하려면 원재료를 조달하기 쉬어야하는데 조달이 어려워 1년 정도의 단기간 내에 가격인하를 불러올 만한 공급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IT업종의 주가하락은 펀드환매에 따른 수급적인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기관이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에서 1194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펀드환매 압력을 대변하는 투신권은 799억원의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펀드환매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이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고, 주가도 많이 오른 IT주를 계속 들고 있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사흘동안 1조298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