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광주 남구서 고전…비상 걸린 민주당

7ㆍ28 재ㆍ보선 여론조사서 非민주당 단일후보와 박빙
7 · 28 재 · 보선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됐던 광주 남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자체 조사한 결과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장병완 민주당 후보와 비(非)민주당 단일후보인 오병윤 민주노동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로 좁혀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8곳 중 가장 당선이 확실시됐던 광주 남구를 내줄 경우 1석을 잃는 것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고 판단,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은 20일 "광주 남구가 박빙승부다. 이전에도 무소속 바람이 거셌던데다 의원들이 당연히 되지 않겠냐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며 "광주는 물론이고 인근 화순 나주 출신 의원들의 조직까지 동원해 총력전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강기정 의원(광주 북구) 역시 "우리 당 후보가 아직 인지도가 떨어지는 데다 남구에 민주당에 대한 '안티'정서가 있어서인지 격차가 크지 않아 긴장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전했다. 이와 관련,당내에서는 내부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초선의원은 "민주당이 '광주는 걱정없다'는 식으로 그동안 공천과정을 불투명하게 진행해온 게 문제"라며 "한번쯤 광주 시민들의 심판을 받고 정신 차릴 필요가 있으며 지금이 그때라고 본다"고 날을 세웠다. "텃밭이라고 누가 그랬나. 안심해선 안 된다"(수도권 재선의원)는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광주 남구와 별로 관계가 없는 사람을 전략공천한 것을 두고 '공천만 하면 되는 줄 아느냐'는 현지 민심이 들끓고 있다"며 "지역위원장도 공천배제하는 등 조직 내 파열음이 많다"고 우려했다.

민노당 등 다른 야당은 광주에서 상대적으로 무소속 세가 강한 남구의 최근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광주의 여당이나 다름없는 민주당에 대한 현지 민심이 심상치 않다"며 "여론조사 수치는 오차범위 정도의 차이로 이기고 있지만 3주 전부터 우리 후보 쪽이 올라가는 추세라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민노당은 야4당 및 사회단체로 구성된 공동선거운동본부 조직을 총동원해 '반(反)민주당 민심'을 오 후보 지지층으로 끌어온다는 계획이다.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오 후보는 현재 민노당 광주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지혜/김형호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