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K5 타보니 쏘나타 추월한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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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GDi 모델, 가속 성능 탁월
가격 대비 구매 유혹 강해···올해의 차 유력쏘나타는 국산 베스트셀링카 중 단연 '톱'이다. 지금까지 쏘나타는 대한민국 중형 세단의 상징이요, 한국에서 가장 막강한 브랜드 인지도를 과시한 모델이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쏘나타의 아성도 '신무기' K5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6월 한 달간 K5는 1만673대를 출고시켜 9957대가 판매된 YF쏘나타를 기분 좋게 따돌렸다. 올해 가장 많은 판매량을 달성할 것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던 쏘나타를 제치고 단일 차종 판매순위 1위에 등극하는 순간은 적어도 한국 시장에서는 놀라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로체 후속으로 나온 기아 K5의 유혹이 이렇듯 데뷔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다. 이쯤되면 K5가 쏘나타를 잡은 이유가 궁금해진다. 과연 무엇이 K5의 구매력을 끌어당긴 것일까.
♦쉬크한 스타일 K5···기아차 디자인의 비전
K5의 디자인을 놓고 과거 기아차의 이미지를 찾아보긴 힘들다. 2008년 출시된 신형 로체가 기아차 디자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K5는 기아차 디자인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언뜻 로체가 1970년대 말 비지스의 디스코 트랙에 비유될 수 있다면 후속 K5는 이보다 업그레이드된 2000년대 시저시스터스(Scissor Sisters) 스타일과 닮은 듯하다. 기아차는 한국에서 여전히 '저렴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지금은 K5를 데뷔시키며 아주 쉬크(Chic)하게 변모했다. 그야말로 스타일이 살아 있다. 슈라이어 라인의 완성을 보는 듯한 호랑이 형상의 외관 디자인은 고급스럽고 세련미가 물씬 풍긴다. YF쏘나타가 계속 볼수록 쉽게 질릴 수 있는 단점을 지녔다면, 오히려 K5는 오랫동안 바라봐도 쉽게 식상해지지 않을 얌전한 쿠페 세단으로 완성된 듯하다.
기아 패밀리룩 스타일을 보여주는 외관 디자인보단 개성 강한 실내 운전석이 더 눈을 잡아끈다. 넓찍한 대쉬보드에서 연결되는 센터페시아 설계는 곡선미를 살린 쏘나타보다는 다소 안정감을 준다.
K5의 매력은 조작이 간편하고 눈에 확 띄는 LCD 디스플레이 장치에 집중돼 있어 보인다. 작동이 편리한 내비게이션과 라디오 채널은 주행 중에도 조작이 간편하다. 시인성이 뛰어난 클러스터는 연료 체크 확인이 쉽도록 계기판 중앙 액정판이 한 눈에 들어온다. ♦2.4리터 GDI 엔진···순간 가속력 늦지만 주행감 탁월
시승차는 가솔린 직분사 방식의 2.4리터 세타2 GDI 엔진을 장착한 모델.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출발해 강변북로를 지나 동부간선도로를 달릴 때 가속 페달을 자유자재로 밟으니 K5 몸통이 쏜살같이 치고 올라가는 느낌에 힘이 넘쳐 보인다.
가속 시 코너링은 '형님' K7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차체 흔들림이 거의 없다. 고속 주행 시 실내로 유입되는 외부 소음도 크게 느낄 수 없다. 고속 주행을 위해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RPM은 급격히 올라가고 순간 가속력은 조금 느리게 반응하는 게 아쉬움이랄까. 그 외 K5의 주행감은 크게 단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K5 2.4의 최고출력은 201마력으로 쏘나타 2.4와 동일하고, 최대토크 역시 25.5㎏·m로 쏘나타와 같다. 결국 쏘나타와 K5 중 성능보단 스타일이 구매력을 좌우하는 셈이다.
K5는 내수 시장에서 정확히 르노삼성차 뉴 SM5나 현대차 쏘나타와 경쟁하는 모델이다. 옵션 사양에 따라 2000만원~3000만원 사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K5에 대한 시각은 그래서 딱 그만큼의 중형차 가격을 놓고 바라봐야 옳을 것이다.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2.0 디럭스 가격은 2365만원, 시승차인 2.4 프레스티지 가격은 2825만원이다. 가장 평범한 옵션을 추구하고 픈 운전자라면 2.0 디럭스를 선택해도 좋다. 그러나 좀 더 주행 만족을 느끼고 싶다면 2.4 프레스티지 선택도 괜찮다.
K5는 30대 직장인부터 40~50대 중년 남성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폭 넓은 모델이다. 구매 계층이 일부에 한정되지 않고 넓게 구성됐다는 점은 앞으로 수요를 더 끌 수 있는 매력을 갖췄다. 요즘 국산차 모델 가운데 가격 대비 이만한 상품성을 갖춘 차를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점은 결국 K5가 그간 중형 시장을 독주해온 쏘나타를 견제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K5의 거침없는 질주가 올 연말까지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의 국산차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가격 대비 구매 유혹 강해···올해의 차 유력쏘나타는 국산 베스트셀링카 중 단연 '톱'이다. 지금까지 쏘나타는 대한민국 중형 세단의 상징이요, 한국에서 가장 막강한 브랜드 인지도를 과시한 모델이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쏘나타의 아성도 '신무기' K5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6월 한 달간 K5는 1만673대를 출고시켜 9957대가 판매된 YF쏘나타를 기분 좋게 따돌렸다. 올해 가장 많은 판매량을 달성할 것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던 쏘나타를 제치고 단일 차종 판매순위 1위에 등극하는 순간은 적어도 한국 시장에서는 놀라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로체 후속으로 나온 기아 K5의 유혹이 이렇듯 데뷔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다. 이쯤되면 K5가 쏘나타를 잡은 이유가 궁금해진다. 과연 무엇이 K5의 구매력을 끌어당긴 것일까.
♦쉬크한 스타일 K5···기아차 디자인의 비전
K5의 디자인을 놓고 과거 기아차의 이미지를 찾아보긴 힘들다. 2008년 출시된 신형 로체가 기아차 디자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K5는 기아차 디자인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언뜻 로체가 1970년대 말 비지스의 디스코 트랙에 비유될 수 있다면 후속 K5는 이보다 업그레이드된 2000년대 시저시스터스(Scissor Sisters) 스타일과 닮은 듯하다. 기아차는 한국에서 여전히 '저렴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지금은 K5를 데뷔시키며 아주 쉬크(Chic)하게 변모했다. 그야말로 스타일이 살아 있다. 슈라이어 라인의 완성을 보는 듯한 호랑이 형상의 외관 디자인은 고급스럽고 세련미가 물씬 풍긴다. YF쏘나타가 계속 볼수록 쉽게 질릴 수 있는 단점을 지녔다면, 오히려 K5는 오랫동안 바라봐도 쉽게 식상해지지 않을 얌전한 쿠페 세단으로 완성된 듯하다.
기아 패밀리룩 스타일을 보여주는 외관 디자인보단 개성 강한 실내 운전석이 더 눈을 잡아끈다. 넓찍한 대쉬보드에서 연결되는 센터페시아 설계는 곡선미를 살린 쏘나타보다는 다소 안정감을 준다.
K5의 매력은 조작이 간편하고 눈에 확 띄는 LCD 디스플레이 장치에 집중돼 있어 보인다. 작동이 편리한 내비게이션과 라디오 채널은 주행 중에도 조작이 간편하다. 시인성이 뛰어난 클러스터는 연료 체크 확인이 쉽도록 계기판 중앙 액정판이 한 눈에 들어온다. ♦2.4리터 GDI 엔진···순간 가속력 늦지만 주행감 탁월
시승차는 가솔린 직분사 방식의 2.4리터 세타2 GDI 엔진을 장착한 모델.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출발해 강변북로를 지나 동부간선도로를 달릴 때 가속 페달을 자유자재로 밟으니 K5 몸통이 쏜살같이 치고 올라가는 느낌에 힘이 넘쳐 보인다.
가속 시 코너링은 '형님' K7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차체 흔들림이 거의 없다. 고속 주행 시 실내로 유입되는 외부 소음도 크게 느낄 수 없다. 고속 주행을 위해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RPM은 급격히 올라가고 순간 가속력은 조금 느리게 반응하는 게 아쉬움이랄까. 그 외 K5의 주행감은 크게 단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K5 2.4의 최고출력은 201마력으로 쏘나타 2.4와 동일하고, 최대토크 역시 25.5㎏·m로 쏘나타와 같다. 결국 쏘나타와 K5 중 성능보단 스타일이 구매력을 좌우하는 셈이다.
K5는 내수 시장에서 정확히 르노삼성차 뉴 SM5나 현대차 쏘나타와 경쟁하는 모델이다. 옵션 사양에 따라 2000만원~3000만원 사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K5에 대한 시각은 그래서 딱 그만큼의 중형차 가격을 놓고 바라봐야 옳을 것이다.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2.0 디럭스 가격은 2365만원, 시승차인 2.4 프레스티지 가격은 2825만원이다. 가장 평범한 옵션을 추구하고 픈 운전자라면 2.0 디럭스를 선택해도 좋다. 그러나 좀 더 주행 만족을 느끼고 싶다면 2.4 프레스티지 선택도 괜찮다.
K5는 30대 직장인부터 40~50대 중년 남성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폭 넓은 모델이다. 구매 계층이 일부에 한정되지 않고 넓게 구성됐다는 점은 앞으로 수요를 더 끌 수 있는 매력을 갖췄다. 요즘 국산차 모델 가운데 가격 대비 이만한 상품성을 갖춘 차를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점은 결국 K5가 그간 중형 시장을 독주해온 쏘나타를 견제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K5의 거침없는 질주가 올 연말까지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의 국산차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