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보유액 55조, 은행보다 더 큰 은행 애플?

전 세계 IT 업계의 지형을 바꿔놓은 애플이 458억 달러(한화 약5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일(현지시간) 3.4분기 순이익이 32억5000만달러(주당3.51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18억3000만달러(주당 2.01달러)보다 78% 늘었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157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61% 급증했다. 직전 분기에 아이팟 941만대, 아이폰 840만대, 매킨토시 PC 347만대를 판매했고 아이패드는 출시 후 327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좋은 실적 덕분에 애플의 현금성 자산 보유량은 이번 분기에만 41억 달러를 추가, 총 458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북미 500개 대형기업의 주가 지수를 나타내는 스탠더드 & 푸어스(S&P) 500 지수 소속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보유량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국내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 52조원을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한편 애플은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벤처기업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바일 앱 개발업체, 반도체 설계 업체 등 최근7개월 간 진행된 인수합병(M&A)만 총 5건에 달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그러나 애플이 지나치게 현금성 자산 확보만을 우선시 하는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기업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에게 보상하는 문제를 너무 등한시 한다는 것.

애플이 마지막으로 주주에게 배당을 지급한 것은 지난 1995년. 이후 5년간 단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