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테이] 경기 연천 새둥지마을‥조랑말 타고 놀다 지치면 뻥튀기 한번 해먹고…

경기도 최북단 연천군 구미리의 '새둥지마을'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산이 뒤를 에워싸고 아래로는 임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조용한 남향 마을로 46가구 100여명이 산다. 민통선 지역에서 풀린 지 10여년에 불과해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이 많고 청정 자원이 다양한 편이다. 억새풀로 가득한 넓은 '새둔지들판'은 철새들의 둥지 역할을 하고 있어 많은 새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새둥지마을이라는 이름에는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둥지로 만들어 가겠다는 뜻이 담겼다.

새둥지마을은 1년 내내 상시 운영하는 농촌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계절별로 다양한 코스를 마련해 '다시 가도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이 고장 주산물인 콩을 이용한 '자연산 두부 만들기'와 친환경 쌀 · 율무를 이용한 '뻥튀기 만들기'를 1년 내내 즐길 수 있다. 인공 첨가물 걱정 없는 천연 재료의 맛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영지,표고,느타리 등이 가득한 버섯학습장이 있고 이 마을에서 자란 오이,고추,토마토 등은 따서 바로 먹을 수 있을 만큼 깨끗하다. 또 조랑말 타기와 다양한 민속놀이를 체험하고 짚을 이용한 계란꾸러미,천연비누도 만들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계절에 따라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봄에는 봄나물이나 더덕을 채취할 수 있다. 또 '볍씨에서 밥알까지'라는 주제의 농촌체험을 통해 쌀이 우리 식탁에 올려지기까지 모든 과정이 한눈에 보인다. 여름이 되면 임진강변에서 자란 유기농 수박과 옥수수,감자를 직접 캐서 맛보고 곤충,민물고기도 잡을 수 있다. 가을에는 김장 담그기와 식혜 · 메주 만들기가 오감을 자극한다. 겨울에는 트랙터가 끄는 스키를 타고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이 자랑하는 특산물은 '임진강 참게장'이다. 마을 앞을 흐르는 강에서 직접 잡아 담근다. 우렁이 농법으로 키우는 '백학참쌀'과 서리태,찰현미,연천콩,연천율무 등 마을 주민들의 자랑이 끝이 없다. 농촌체험에 참여한 방문객들에게 제공하는 웰빙 식단에도 오이김치,고구마순무침,숙주나물무침,가지무침,고사리무침,채장아찌 등 소박한 자연식들이 오른다.

마을 주변에는 유적지가 많다. 대부분 자동차로 5~2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라 반나절 코스로도 부담이 없다.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를 비롯해 고구려 성터인 호로고루지,연천 향교,유일하게 경주 밖에 있는 신라왕릉인 경순왕묘 등이 있다. 고려 태조 왕건과 16공신의 위패를 모신 숭의전도 체험객이 많이 찾는 문화유적지다. 구미리는 평화로운 농촌마을이지만 현대사의 우여곡절을 직접 경험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1945년 해방 직후 38선을 경계로 남북이 분단되면서 대부분이 공산 치하에 놓였다가 6 · 25 전쟁이 끝난 뒤 행정권을 되찾았고 1960년 연천군에 편입돼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제1땅굴과 무장공비 김신조 침투로 등이 남아 있어 통일 · 안보 교육 현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 민통선이 가까운 체험마을에서는 평화를 기원하는 돌탑을 쌓고 있으며 뗏목으로 임진강변을 누비면서 분단의 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 대학생들도 통일 체험 코스의 하나로 새둥지마을을 여러 차례 찾았다.

이 마을은 농림수산식품부가 개최한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비교적 잘 알려진 '검증된' 팜스테이 코스라는 것이 장점이다. 30명 이상 단체가 새둥지마을을 함께 찾을 계획이라면 연천군이 오는 11월 말까지 실시하는 '농촌체험투어'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신청한 단체에는 체험마을에서 관광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임진강 · 한탄강 주변의 자연 경관을 둘러보고 남북 분단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민통선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새둥지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만든 두부 만들기,메주 만들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연천 지역 청정 농산물을 사고 파는 직거래장터나 판매장도 들를 수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단체는 연천군 체험마을 홈페이지에서 농촌체험 투어 프로그램과 버스 지원 신청을 하면 된다. 마을 관계자는 "맑은 물과 공기,산,들 등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 최고 장점"이라며 "서울에서 멀지 않은 거리로 접근성도 좋기 때문에 도시민들의 휴식과 체험 공간으로 우리 마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길

차량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려면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구미리 168번지를 찾으면 된다.자유로를 타고 당동IC를 거쳐 적성 방면으로 2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25번 또는 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30번 버스를 타고 적성을 지나 학곡리,구미리에서 하차하면 된다.자세한 문의는 전화(031-835-7345) 또는 홈페이지(www.gumiri.com) 참조.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