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테이] 강원 평창 수림대마을‥아들녀석이 잡은 송어, 초고추장에 푹 찍어서…

강원도 평창 수림대마을은 계곡과 숲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마을 이름(水林臺) 또한 맑은 물과 울창한 숲이 한데 어우러졌다는 뜻에서 나왔다. 소나무숲 사이 산책로를 따라 걸은 다음,금당계곡에서 피서를 하면 가족 여름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금당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은 보기만 해도 한여름 무더위가 물러가는 느낌이 든다. 가족들끼리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하며 피서를 하는 것도 좋다. 여름철에 금당계곡에서는 송어잡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보통 5월 초부터 9월 말까지 가능한 이 체험에 참가하면 맨손으로 송어를 잡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시원한 물 속에 뛰어들어가 송어를 쫓아다니면 운동과 피서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는 셈.마을 측에 따르면 맨손 송어잡기 체험의 관건은 협동심이다. 체험 도우미들이 수심을 조절해 체험객들이 물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 다음,모두 합심해 송어를 몬다. 보통 20분 정도 지나면 쫓기던 송어가 지쳐서 힘이 떨어지고,그때 맨손으로도 쉽게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어른 팔뚝만한 송어를 잡는 데 성공하면 회나 매운탕으로 먹을 수도 있으니 먹는 즐거움까지 추가된다. 송어잡기 체험 비용은 성인 1만원,어린이 5000원이다. 계곡에서는 학생들 상대로 수생식물 관찰하기,토종어 탐구 등의 프로그램도 열린다. 겨울철에는 앉은뱅이 썰매,얼음낚시,얼음판 위에서 팽이치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수림대마을은 들어가는 길부터 울창하다. 마을에 있는 소나무숲길은 여유를 즐기며 산책하기 좋은 곳.3㎞ 정도인 소나무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짧은 삼림욕을 한 듯한 기분이 들 듯하다. 길도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아 어린 자녀를 동반하고 온 가족이 아침 일찍 걸어볼 만하다. 또 시간을 맞추면 이 길에 자생하고 있는 나무,풀,야생화 등에 대한 해설도 들을 수 있다.

숲에 관심이 있다면 마을 부근 청태산도 추천 장소다. 높이 1200m인 청태산에는 자연휴양림이 조성돼 있어 푸르름과 더불어 반나절 보내기에 좋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그늘이 시원하다. 여름에 더욱 무성해진 나무 그늘 밑에서 잠자리나 나비 등 곤충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생태학습도 가능하다.

마을 안에도 다채로운 체험 기회가 있다. 밤에는 캠프파이어를 즐기다 팝콘을 만들고 감자 · 고구마를 구워 먹는 체험이 있다.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옥수수를 한줌 양은냄비에 넣은 다음 모닥불 위에서 흔들면 금방 냄비 안에 팝콘이 가득 차오른다. 낮에는 서바이벌 게임도 가능하다. 농촌마을에서 할 수 있는 체험도 인기다. 요즘에는 감자,방울토마토,옥수수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봄에는 산나물 채취,가을에는 꿀뜨기,밤줍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자녀들이 집으로 가져갈 만한 기념품을 만들고 싶다면 건강초콜릿 만들기에 참여하자.인삼이나 잣,호박 등 원하는 농산물을 넣은 초콜릿 만들기 체험이다. 만들기도 쉽고 자신만의 '작품'은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어 호응이 좋다. 이 외에도 젤리향초,천연비누,치즈 만들기 등이 가능하다. 또 메밀국수,토종닭,흑염소,곤드레비빔밥 등 토속적인 먹을거리를 맛보고 감자,옥수수,잡곡,토종꿀 등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구입해 갈 수도 있다. 수림대마을의 농가 20여호에서 나온 농산물은 무농약으로 재배했다는 게 마을 측의 설명이다.

수림대마을에는 숙박시설이 갖춰져 있다. 하루 숙박비는 성수기(주말 및 7월 말~8월 말) 기준으로 8만~12만원 선이다. 비수기에는 숙박비가 저렴해진다. 근처의 가볼 만한 곳으로 수림대마을 부근인 평창군 봉평면의 이효석문화관과 허브나라가 있다. 이효석문화관은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생애와 작품세계에 대한 자료를 모아둔 곳이다. 이효석의 고향인 봉평에 세워진 이 문화관에서는 작가 생전에 찍은 사진과 유품 등이 전시돼 있다. 그의 대표작인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가 된 장터의 모습도 재현돼 있다. 이효석에 관심이 많다면 부근의 생가 등 작가의 발자취를 쫓아봐도 좋다.

허브나라는 100여종이 넘는 허브가 뿜어내는 향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허브의 효능을 자녀에게 설명해주고 각각 다른 허브 향기를 구분해보는 건 어떨까. 향기를 제대로 즐기려면 허브잎사귀 뒷부분의 향낭(향주머니)을 자극하는 게 포인트다. 그러면 허브향이 손끝에 배어들어 잔향을 오래 즐길 수 있다. 허브티 등 허브 관련 상품들도 구입할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장평IC로 나와 금당계곡 방면으로 가면 된다.또는 장평고가에서 등매초등학교 쪽으로 진행해 유포3리 장승이정표를 지나 2km를 더 가면 마을이다.원주·안흥 방면에서 방림사거리와 가리왕산 입구,개수초등학교를 지나도 역시 유포 3리 장승이정표가 보인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서울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장평터미널까지 버스로 온 다음 마을까지 택시를 타고 들어가면 된다.장평터미널에서 마을까지 택시비는 약 2만원이다.문의는 전화 033-332-6234 또는 011-373-5968로 하면 된다.홈페이지(www.sulimde.co.kr)도 참조.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