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승진인사 '여풍당당'

우리銀, 4급인사 절반 넘어
은행에서 여성 인력들이 잇따라 약진하고 있다. 그동안 외국계 은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은행에서 여성 인력의 역할은 상징적인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주요 전문직군에서 '여풍(女風)'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22일 실시할 하반기 지점장 인사에서 여성인 신복기 부산양산금융센터 부지점장과 윤영숙 목포금융센터 부지점장을 각각 마산역지점장과 군산나운동지점장으로 승진시킬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신한은행의 여성지점장은 36명에서 38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9일 본점 자금운용지원부장에 이남희 도곡동 지점장을 임명했다. 국제 감각과 은행 자금운용 전반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금운용지원부장에 여성을 배치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12.3%인 본부 여성인력 비중을 내년에는 2배 수준인 2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여성 인력을 주로 영업 지점 창구 담당으로 배치했지만 실력 있는 우수 직원들은 본점 핵심 업무나 여신 업무에도 적극 활용키로 했다. 국민은행도 현재 13.6%인 여성관리자 비율을 2013년 21%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직의 허리로 불리는 4급(과장급) 승진자 중 여성 인력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인사에서 4급 승진자 267명 중 140명(52.4%)을 여성이 차지했다. 2008년에는 292명 중 192명(65.7%),2007년에는 334명 중 240명(71.8%)으로 3년 연속 여성 승진자가 남성 승진자보다 많았다. 2005년만 해도 4급 여성 승진자는 전체의 31.3%에 불과했다. 올해 인사에서 기업은행도 4급 승진자 200명 중 130명(65%)이,국민은행은 590명 중 291명(49.3%)이 여성이었다. 광주은행은 지난 12일 인사에서 아예 승진 인사의 키워드를 '여풍당당'이라고 밝혔다. 4급 승진자 총 36명 중 여성이 22명으로 61%나 차지했다. 3급 여성 부지점장 승진도 3명 포함됐다.

여성 인력들에 대한 연수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금융연수원 여신심사역 연수 인원 40명 중 10명을 여성 인력으로 구성했다. 종전에는 1~2명만 포함됐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