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 출자 3社, 자금조달 중재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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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긴급 이사회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투자금융회사㈜의 주요 출자사인 롯데관광개발, KB자산운용, 푸르덴셜등 3개사가 코레일에 내야 할 땅값 조달 방안에 대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30개 출자사,3000억 증자
건설투자사, 9500억 지급보증
코레일 담보로 7500억 ABS발행
드림허브는 롯데관광개발 등으로부터 30개 전체 출자사들의 △지급보증 △유상증자 △코레일 토지 담보제공 등을 통한 자금조달 방안이 제안돼 22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 논의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출자사들이 땅값 조달방식에 이견을 보여 파국으로 치달았던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지지부진한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
총 사업비가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인 31조원으로 관심을 끌었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극심한 실물경기 침체와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강화 등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다.
드림허브는 코레일 측에 단계별로 내야 할 땅값 가운데 지난 3월 2차 계약분의 중도금 3000억원과 분납이자 835억원 등 총 7010억원을 내지 못해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드림허브는 PF로 땅값을 조달하려면 삼성물산 등 17개 건설 출자사들의 지급보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건설투자자들은 "시공사들만 리스크를 떠안을 수 없다"며 반발,진통을 겪어 왔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지난 20일 드림허브를 상대로 '사업협약 상 의무이행 최고'를 통지,계약해지를 위한 법적절차에 착수했다. 당초 28조원으로 추산됐던 사업비가 3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도 사업을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 등의 요구에 따라 광역교통개선 부담금 4000억원이 추가로 늘어난데다 토지보상비도 증가했다. 삼성물산 등 주요 출자사들이 서울시 등에 용적률을 608%에서 800%로 올려주고 40%인 기부채납 비율도 낮춰달라고 요구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재안 골자는 30개 출자사 '고통분담'
롯데관광개발 등이 이날 제시한 중재안의 주요 내용은 30개 전체 출자사의 고통분담이다. 중재안에 따르면 삼성물산 등 17개 건설투자자의 지급보증 규모는 당초 내년까지 예상되는 담보부족분 2조원에서 9500억원으로 줄어든다. 건설투자자의 지급보증 규모 축소로 모자라는 1조500억원에 대해서는 30개 출자사가 유상증자로 3000억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재안은 나머지 7500억원을 충당하기 위해 코레일에 토지대금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수 있도록 '반환채권'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했다. 담보 규모는 계약금 8000억원을 포함해 내년까지 납부해야 할 중도금 등 1조8234억원이다.
건설 투자자를 대표하는 삼성물산 관계자는 "중재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 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롯데관광개발 등 3개 출자사는 22일 긴급 이사회에 중재안을 제시하고 다음 달 6일까지 출자사별로 수용 여부를 결정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코레일 측은 중재안을 수용하기 힘들다고 밝혀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코레일 관계자는 "출자사들이 전향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데에 대해서는 일단 환영하지만,코레일에 요구하는 담보 규모가 너무 커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