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사 '선수 교체'…현대제철·삼성물산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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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 확대 현대제철 10만원 돌파코스피지수가 1750선 근처까지 오르면서 자문사들이 발빠르게 투자종목군(모델 포트폴리오)을 재조정하고 있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삼성전기 삼성SDI 등은 차익 실현 차원에서 비중을 줄이는 대신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현대제철 삼성물산 등을 신규 편입하거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자문사들은 현대제철을 새롭게 주목하고,기존 자문사 '7공주'(자문사들이 집중 매수한 7개 종목) 중에선 LG화학과 삼성테크윈에 변함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7공주' LG화학 시총4위 껑충
삼성전기·SDI는 비중 축소
◆7공주에도 '적자'와 '서자'(?)자문사 '7공주'로 꼽히는 LG화학 하이닉스 기아차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테크윈 제일모직 등의 주가 흐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중 LG화학과 삼성테크윈은 21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강세를 보였다.
LG화학은 1만4000원(4.35%) 급등한 33만5500원에 마감했다. 전일 2분기 영업이익 8000억원대의 '깜짝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국내외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진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시가총액은 22조2340억원으로 불어나 신한지주와 한국전력을 제치고 시총 순위 4위까지 도약했다. 작년 말보다 시총이 7조원 이상 늘며 다섯 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LG화학의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는 데다 자문형 랩도 '좀 더 지켜보자'며 차익 실현을 미루고 있어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분위기다. 이날 키움증권(목표주가 46만원)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39만원) 대우증권(40만5000원) 하이투자증권(42만원) 등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삼성테크윈도 500원(0.44%) 상승한 11만4500원으로 사흘 연속 오르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반면 '7공주' 중 삼성전기는 1.28% 하락하며 이틀 연속 뒷걸음질쳤고 기아차(-1.30%) 하이닉스(-1.05%) 등도 약세를 보였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하이닉스를 제외하곤 상승 추세가 무너졌다고 보긴 이르지만 7공주 내에서도 종목 간 상승 탄력이 차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대주 등장
현대제철 삼성물산이 차세대 '공주'로 주목받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문형 랩의 선두 주자인 브레인투자자문을 비롯해 오크우드 인피니티 등은 최근 모델 포트폴리오 내에 현대제철의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 AK투자자문은 이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편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로1기가 2분기 흑자 기조로 접어든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하반기 고로2기가 본격 가동돼 성장성이 재부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 덕에 이날 현대제철은 5.61% 급등한 10만3500원에 마감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물산은 그룹 계열사들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라 신규 수주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6000억원에 머물렀던 그룹 관련 건설 수주는 올해 4조2000억원,내년엔 6조원 이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자문사 모델 포트폴리오에 신규 편입됐다는 소식에 힘입어 이날 3.57% 상승했다. 이 연구위원은 "새로운 '유리구두'의 주인공을 찾기 위한 자문사들의 종목 변경이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문사 따라하기 주의해야
하지만 이날 장중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확산된 자문사 모델 포트폴리오 조정 내용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규정상 모델 포트폴리오 변경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일부 종목은 비중을 줄이지 않았으며 신규 편입 종목에도 사실과 다른 게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칫 '자문사 따라하기' 확산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자문형 랩 고객 계좌의 거래 내역을 최소 2주에서 한 달 뒤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정환/서보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