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값 상승세 꺾여…中 수입가 1주일새 t당 11弗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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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침엽수' 올 들어 첫 내림세작년 4월 이후 고공행진을 계속해온 국제 펄프 가격 상승세가 멈췄다. 국제 펄프 가격의 기준이 되는 유럽 침엽수 펄프(NBSK) 가격이 주간 단위로 올 들어 첫 하락했으며,국제 값 상승의 진원지였던 중국의 수입가격도 이달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칠레 생산시설 복구·中 수요 둔화
국내 수입가 15개월 만에 내릴듯
이에 따라 15개월 가까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온 국제 펄프 가격이 일단 고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고점 찍은 국제 펄프 가격
코리아PDS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핀란드옵션거래소(FOEX)에서 거래된 유럽 침엽수 펄프 가격(현물)은 t당 978.75달러로 한 주 전에 비해 0.16달러 내렸다. 주간 단위로 가격이 매겨지는 유럽 침엽수 펄프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3월 평균 t당 578.28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급등세를 보여온 유럽 침엽수 펄프 가격은 지난달 평균 969.46달러까지 올랐으며,이달 들어 상승세가 둔화됐다.
미국 펄프 가격은 아직 꺾이지 않았지만 최근 한 달 이상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침엽수 펄프 가격은 t당 977.5달러로 지난달 17일 970달러대에 오른 뒤 한 달 이상 횡보하고 있다. 유정현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2월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칠레의 펄프 생산시설이 일부 복구되면서 가동률이 88%까지 올라왔고 최근 중국 투기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돼 일단 펄프 가격 상승 요인은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말했다. ◆중국 수입 펄프가격은 이미 꺾여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지난해 상반기 이후 국제 펄프 가격 급등을 이끌어온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펄프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20일 FOEX에서 거래된 활엽수 펄프(BHKP) 기준 중국 수입가격은 t당 823.85달러로 한 주 전보다 11.14달러(1.33%) 떨어졌다. 최근 1년 새 가장 큰 하락폭이다.
중국이 수입하는 활엽수 펄프 가격은 지난 5월까지 빠른 속도로 오른 뒤 지난달 초부터 제자리걸음을 보여왔다. 5월25일 846.88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840달러대에서 크지 않은 등락을 보이다 지난달 말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 제지업체 관계자는 "국제 시장에서 펄프를 쓸어담았던 중국 수입업자들이 자금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보유물량을 시장에 다시 내놓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손양림 코리아PDS 연구원은 "중국의 긴축기조 유지,칠레 생산시설 복구,하반기 펄프 비수기 등의 요인이 겹쳐 향후 국제 펄프 가격은 상승보다는 하락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한국 수입가 15개월 만에 하락 예상유 연구위원은 "이달 국내 펄프 수입가격은 15개월 만에 하락 반전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제지업체 관계자도 "국제 현물시장에서 일부 저가 물량이 나오면서 지난달에 비해 t당 50달러 정도 싼 값의 물량을 잡기도 한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수출하는 펄프 가격도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업체 수출가격은 지난달에 비해 t당 50달러가량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수입가격은 지난해 4월 평균 t당 430달러로 저점에 이른 뒤 작년 12월 700달러,지난달 820달러로 급등했다. 이달 평균 가격은 800달러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