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후 돈 흐름은] 은행 예금금리 인상 러시…저축성예금 하루 1조3천억 '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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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0.1~0.5%P 올려 연 4%대 정기예금도 등장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연 2.25%로 올린 이후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활발히 유입되고 있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을 맴돌며 기회를 엿보던 시중유동자금이 예금 금리가 인상되자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것.전문가들은 "회전식 예금 등 은행권 단기 금융상품에 돈을 넣어뒀다가 투자 적기가 됐을 때 다른 곳에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기상품·회전식예금 활용…짧게 굴리면서 갈아타기 노려
◆은행 예금 금리 인상 시작한은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지난 19일까지 은행권 저축성예금은 9조원 늘어났다. 지난 한 달간 저축성예금 증가액 10조원과 맞먹는 규모다. 6월 들어 은행에 유입된 저축성예금은 14조원에 달한다. 이달 들어 기준금리 인상 하루 전인 8일까지 은행에 들어온 돈은 하루 평균 8587억원이었다. 기준금리 인상 후에는 하루 평균 1조2865억원의 돈이 몰리고 있다.
4대 시중은행(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준으로 보면 기준금리 인상일 하루 전인 8일 총수신 잔액은 574조3180억원이었으나 22일 현재 잔액은 582조5943억원으로 불어났다. 2주 만에 8조2463억원이 증가하는 등 은행권으로의 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은행으로의 자금 유입이 빨라진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하나은행은 지난 22일 정기예금과 적금의 금리를 종전보다 0.1~0.3%포인트 올렸다. 1년 만기 '3 · 6 · 9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종전 연 3.5%에서 연 3.7%로 0.2%포인트 인상됐다.
1년 만기 '생 막걸리 적금'의 금리는 연 3.1%로 종전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2년제와 3년제 금리는 각각 연 3.5%와 연 3.9%로 종전보다 0.2%포인트씩 인상됐다. '하나 빅팟적금'의 금리도 종전보다 0.2%포인트 올라 3년제와 5년제가 각각 연 3.9%와 연 4.2%에 이른다.
국민은행도 주요 예 · 적금 상품 금리를 최고 0.5%포인트 인상했다. 인터넷 전용상품인 'e-파워정기예금' 금리는 기간별로 0.1~0.2%포인트 올랐다. 만기 6개월 이상 1년 미만 예금은 연 3.0%로 0.2%포인트,1년제는 연 3.5%로 0.2%포인트 각각 인상됐다. '직장인우대적금'의 기본금리는 1년 만기의 경우 0.2%포인트 오른 연 3.6%가 적용되고 있다. 단 국민은행 주력상품인 '수퍼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3.85%로 아직 인상되지 않았다.
외환은행은 1년 만기 '예스큰기쁨 정기예금'에 최고 연 4.0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달 24일만 해도 연 3.8%였으나 이후 네 차례 오르면서 연 4%대를 넘어섰다.
기업은행은 '실세금리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3.68%에서 3.78%로 올린 데 이어 지난 20일엔 3.83%까지 인상했다. 3000만원까지만 가입 가능한 '서민섬김통장' 1년제 최고 금리는 연 4.3%다. ◆회전식 예금 이용해 볼만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한은이 추가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만기가 긴 상품보다는 과도기적으로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기 3개월이나 6개월짜리 정기예금이나 회전식예금 등을 이용하다가 금리가 오르면 다른 금융상품으로 갈아타거나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좋아지면 그 곳으로 옮겨 가는 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단기 금융상품으로 회전식 예금이 있다. 회전식 예금은 금리 변동 주기를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는 상품으로 회전주기를 3개월 단위로 설정해 놓았다면 3개월마다 시장금리를 반영해 이자율이 조정된다. 금리 하락기에는 3개월 후 이자가 줄어들 수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3개월 후 금리가 오를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각광을 받고 있다.
국민은행 '수퍼정기예금'은 만기가 1~3년이며 1~6개월 단위로 회전주기를 설정할 수 있다. 23일 현재 금리는 회전주기를 1개월 단위로 설정할 때 최고 연 2.3%,3개월 연 2.75%,6개월 연 3.0% 등이다. 은행 측은 "만기 때 매번 창구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자동 재예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키위정기예금'은 1~12개월 단위로 회전주기를 정할 수 있다. 만기는 1~3년이다. 회전주기별 최고금리는 1개월 연 2.1%,3개월 연 2.6%,6개월 연 2.9%,1년 연 3.75% 등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