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 "장군"에 국내업체는 "멍군"

# 먼 미래 점점 고갈돼가는 자원인 '어스듐'을 놓고 두 종족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인류의 후손인 '노블리언'과 노블리언에서 변이한 '플로레스라' 두 종족이 거대한 전함을 타고 생존을 위해 치르는 전쟁.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펼치는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중견업체 '엠게임'은 기존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스타크래프트'의 전략성을 접목한 신작 '아르고'를 출시하고 올여름 대목 시장을 노리고 있다. 게이머는 삭막한 미래를 배경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동시에 전투 때는 스타크래프트처럼 자원을 채취하고 유닛을 생산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도 있다.

전작 이후 12년 만에 나오는 블록버스터급 게임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의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경쟁업체들의 움직임 또한 빨라지는 모습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1998년 처음 선보였던 스타1은 전 세계 약 1000만장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 아직까지도 국내 PC방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이에 따라 스타2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은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대규모 업데이트'와 '신작 출시', '틈새시장 공략' 등 다양한 전략으로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에서 여름 시장은 놓칠 수 없는 대목이다"며 "스타2의 파급력을 살피면서 이용자들의 이탈을 막을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용자 맞춤용 신작 선보여…MMORPG '아르고' '미소스' 스타2와 정면 승부엔씨소프트는 하반기를 겨냥해 캐주얼 RPG '펀치몬스터'와 횡스크롤 RPG '드래고니카'를 내놨다.

엔씨소프트가 직접 개발사에 참여, 완성도를 높인 펀치몬스터는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쉬운 시스템이 특징으로 지난 14일부터 공개시범테스트(OBT)를 진행하고 있다.

드래고니카는 지상과 공중을 오갈 수 있는 이동반경이 특징인 횡스크롤 RPG로 하반기에 OBT를 실시할 예정이다. 업체 측은 "드래고니카는 공중 스킬과 연속 기술을 활용한 '라이징콤보액션'이라는 독특한 전투 패턴으로 기존 게임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엔씨는 별도의 다운로드가 필요 없는 플래시 게임 '미션 아르피아'도 선보인다. 이 게임은 웹사이트 자체를 하나의 게임 배경으로 삼고 격주로 진행하는 새로운 스토리를 따라 진행하는 방식이다.

NHN한게임은 특이한 소재들을 활용해 이용자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웹게임'들을 새롭게 서비스할 계획이다.

한게임의 '바이시티'는 "사고, 짓고, 팔고, 번다"는 기본 콘셉트를 바탕으로 부동산 매매를 통해 자신만의 공인중개사를 육성하는 게임으로 하반기 비공개시범테스트(CBT)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다른 웹게임인 'L.O.S.T'는 중국의 개발사 '조이포트'가 만든 2010년 신작으로 기존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 못지않은 콘텐츠와 그래픽 수준으로 현지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의 출시는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한게임 관계자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일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예정보다는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테라는 개발기간 3년, 개발비용 320억원가량을 들인 대작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선 스타2와 함께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게임이다.

부담 없이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과는 달리 '정면 승부'를 펼치는 게임들도 있다.

엠게임은 다음 달 5일부터 신작 MMORPG '아르고'의 공개서비스를 시작한다. 아르고는 '미래형 판타지'를 표방한 게임으로 '스팀펑크'류의 게임 배경과 부스터 기능을 가진 백팩, 이동수단(승용물), 일인칭 조작인터페이스 등 독특한 게임 요소들이 특징이다. 또 자원관리와 유닛 생산 등 전략적인 요소를 가미한 전쟁 시스템도 기존 MMORPG와 다른 점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신작 아닌 신작 '카르마 리턴즈'를 선보인다.

드래곤플라이 측은 "카르마 리턴즈는 '오리지널의 부활'이라는 콘셉트로 카르마2의 부진을 딛고 2002년 출시된 이후 누적가입자 1200만명을 기록한 '카르마 온라인'을 새롭게 잇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작업을 통해 카르마2의 실패를 딛고 여름 게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9일부터 한국판 '디아블로'라 불리는 MMORPG '미소스'의 OBT를 실시하고 있다.

미소스는 개발 초기 단계 때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이었던 디아블로의 개발진이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며 한국판 디아블로라는 별칭을 얻었다. 쉬운 조작법과 자신이 원하는 시점으로 언제든지 변환할 수 있는 '시점 변환'이 이 게임의 특징이다.

◇ 메이플스토리 "이름 빼고 다 바꿔"…대규모 업데이트로 두 마리 토끼 잡아

국내 게임업계의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기존의 게임을 새롭게 재정비하는 일이다. 이미 안정적인 회원수를 확보한 기존의 게임을 업데이트해 '안정성'과 '신선함' 두 가지 모두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넥슨은 역할수행게임(RPG) '메이플스토리'의 게임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빅뱅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서비스 7년 만에 하는 최대 규모의 업데이트로 이용자들의 요구를 집계하는 사전 조사 과정을 거쳐 '경험치, 스킬 밸런싱, 이동 범위, 전투 방식' 등 게임 전반에 걸친 시스템을 재정비한다.

지난 8일과 22일 이미 1,2차 업데이트를 실시했으며 다음 달 12일에 마지막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1차 업데이트 이후 역대 최고 동시접속자수인 26만명을 돌파하며 이용자들에게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게임포털 '피망'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주요 게임들의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 14일 일인칭슈팅게임(FPS) 게임 아바(A.V.A)에 신규 A.I(인공지능)미션 '데스밸리(Death Valley)'를 선보였다. 데스밸리는 4명이 한 팀을 이뤄 A.I 적들과 대결을 펼치는 모드로 FPS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용자나 다른 게이머와의 대결을 부담스러워했던 이용자가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다른 FPS게임 '스페셜포스'에는 인기 드라마 캐릭터를 업데이트 중이다. MBC 드라마 '로드넘버원'의 중대장 윤삼수(최민수), 김수현(김하늘) 캐릭터를 생김새와 육성까지 재현해 이용자들에게 선보였다. 이와 함께 한국전쟁에 등장했던 구식 무기도 추가했다.

드래곤플라이도 FPS게임 '퀘이크워즈온라인'(퀘이크)의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퀘이크는 그동안 뛰어난 게임성에도 난도가 높아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 게임 환경(UI)을 개선하고 별도의 튜토리얼을 준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 업체 관계자는 "난도에 어려움을 느낀 이용자가 게임에서 이탈하는 현상을 해결하고 다양한 모드를 제공하는 것이 업데이트의 목표"라고 말했다.

한게임은 MMORPG '내맘대로 Z9별(지구별)'에 6주간에 걸쳐 신규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22일 게임 내에서 늑대, 표범 등 맹수를 키울 수 있는 '지구별 사파리'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며 남은 일정동안 '납량특집’, ‘신규 벌목장과 곤충 및 도감, 동물, 씨앗 아이템’ 등의 콘텐츠를 추가한다.

한게임 관계자는 "상반기에 실시한 지구별 '얼음광산' 업데이트 이후 6월 평균 가입자 대비 신규 이용자가 150% 이상 증가했다"며 "아기자기한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층을 꾸준하게 늘려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넥슨의 MMOPRG '마비노기 영웅전'은 신규 서버를 개설해 번외편 성격의 '영웅전 XE'를 서비스하며 캐주얼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는 최고레벨 등을 추가하는 업데이트 진행 중이다. 엔씨소프트의 웹게임 '무림제국'은 최대 1000여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성전' 콘텐츠를 최근 추가했으며 CJ인터넷의 횡스크롤 RPG '서유기전'은 기존의 일대일 겨루기 외에 다양한 대전 모드를 차례대로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 이젠 게임도 3D로 '볼츠앤블립'과 '루니아Z'…독특한 게임성으로 '틈새시장' 공략

넥슨은 기존의 RPG '루니아전기'를 '루니아Z'로 새롭게 선보이면서 '3D 입체 시점'을 도입했다. 기존의 2D 배경이 3D로 바뀌어 더 넓어진 시야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으며 기존의 2D 배경은 선택 옵션으로 제공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드래곤플라이의 횡스크롤 RPG 신작 '볼츠앤블립 온라인'(볼츠앤블립)도 마찬가지로 3D 입체 시점을 제공한다. 업체 측은 "볼츠앤블립은 메이플스토리보다 한 단계 높은 사회시스템을 갖춘 RPG 게임"이라며 "애니메이션 방영과 캐릭터 상품 등 각종 관련 콘텐츠를 같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OBT에 들어간 IMI의 신작 MMORPG '황제 온라인'은 국내 최초로 '현금거래'와 '자동사냥'을 지원한다.

이 게임은 자동사냥(비서 시스템)을 이용해 단시간 내에 레벨을 높일 수 있는 등 초보자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3500명 규모로 진행했던 마지막 CBT는 일일 평균이용자 1500명, 최고 동시접속자 2000명을 기록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 온라인2'은 월드컵의 여운을 즐기고 싶어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2010 남아공 월드컵 모드'를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또 9~10월에는 유럽리그의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 로스터 업데이트를 예정하고 있다.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게임들은 나름의 색다른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갖추면서 간편한 조작 시스템을 제공해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