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재·보선 여론조사 딜레마'

"참고만 할 뿐" 신중한 모습
나흘 앞으로 다가온 7 · 28 재 · 보선이 또다시 '여론조사'의 무덤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야 모두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우세지역을 꼽는 것을 어느 때보다 주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험한 '여론조사 트라우마'가 그만큼 강하게 남아 있어서다.

한나라당은 서울 은평을과 충주에서 오차범위를 크게 웃도는 리드를 지키고 있고 민주당은 인천 계양,원주,태백 · 영월 · 평창 · 정선,광주 남구 등 4곳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양측 모두 투표함을 최종적으로 열어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은평을과 충주에서 조사기관에 따라 두 자릿수의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앞서는 쪽이나 뒤쫓는 야당 모두 "참고할 뿐"이라며 신중한 모습이다. 민주당 자체 조사에서도 두 자릿수의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진 은평을은 최근 한 방송사 여론조사에서는 이재오 후보가 장상 후보에게 두 배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응답률 30% 이하인 여론조사가 얼마나 왜곡된 결과를 가져오는지 지방선거에서 보고도 용감하게 이를 보도한 것은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냐"며 발끈했다.

충주에서도 윤진식 한나라당 후보가 정기영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앞서고 있지만,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충청권의 표심을 감안할 때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윤 후보 캠프 측의 인식이다.

민주당 내에선 "야당의 숨은표와 자영업자나 보수층 응답률이 높은 여론조사방식을 감안할 때 20% 격차는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