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베이다이허 회의에 비친 '닫힌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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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약 200㎞ 정도 떨어진 보하이만의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 요즘 철통경비가 펼쳐지고 있다. 중국의 전 · 현직 지도부가 여름철이면 모여 국가 중대사를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작됐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해마다 개최되지만 어떤 형식으로 몇 명이 참석하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다. 다만 국가의 중요한 현안이 논의되는 자리인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다이허 회의가 관심을 끄는 것은 중국식 정치시스템의 백미이기 때문이다. 이 회의에는 현직은 물론 퇴역한 과거의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다. 예컨대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나란히 앉아 중요한 사안을 논의한다. 퇴역원로들은 단순히 조언만 하는 게 아니라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현직과 동등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주석이나 지도부의 독단을 막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있었던 모든 내용은 비밀에 부쳐진다. 그래서 베이다이허 회의란 말에선 뭔가 암투적인 뉘앙스가 느껴진다.
올해 회의에서도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공산당 군사위원회 부주석 임명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점쳐진다. 시 부주석이 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된다면 명실상부한 차기 지도자로 확정된다는 뜻이다. 차기 지도자로 시 부주석이 절대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 후 주석 계열의 공산청년단파와 장쩌민 전 주석 쪽의 상하이방이나 태자당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리도 있다. 정치국 상무위원 등의 자리를 놓고는 계파 간에 지분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루머도 끊이지 않는다. 이번 회의에서 시 부주석의 자리가 확정된다면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벌어진 중국의 계파 간 충돌은 일단 끝났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복잡하고 비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권력자 몇 사람의 의중만으로 주요 사안이 결론날 수 없다는 것도 보여준다. 퇴역 지도자들도 살아있는 권력이며,현직의 특정 인맥에 치우쳐서는 영향력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도 없다는 것은 베이다이허 회의를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은 다가가면 갈수록 참 알기 어려운 나라다.
조주현 베이징 특파원 forest@hankyung.com
베이다이허 회의가 관심을 끄는 것은 중국식 정치시스템의 백미이기 때문이다. 이 회의에는 현직은 물론 퇴역한 과거의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다. 예컨대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나란히 앉아 중요한 사안을 논의한다. 퇴역원로들은 단순히 조언만 하는 게 아니라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현직과 동등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주석이나 지도부의 독단을 막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있었던 모든 내용은 비밀에 부쳐진다. 그래서 베이다이허 회의란 말에선 뭔가 암투적인 뉘앙스가 느껴진다.
올해 회의에서도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공산당 군사위원회 부주석 임명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점쳐진다. 시 부주석이 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된다면 명실상부한 차기 지도자로 확정된다는 뜻이다. 차기 지도자로 시 부주석이 절대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 후 주석 계열의 공산청년단파와 장쩌민 전 주석 쪽의 상하이방이나 태자당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리도 있다. 정치국 상무위원 등의 자리를 놓고는 계파 간에 지분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루머도 끊이지 않는다. 이번 회의에서 시 부주석의 자리가 확정된다면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벌어진 중국의 계파 간 충돌은 일단 끝났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복잡하고 비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권력자 몇 사람의 의중만으로 주요 사안이 결론날 수 없다는 것도 보여준다. 퇴역 지도자들도 살아있는 권력이며,현직의 특정 인맥에 치우쳐서는 영향력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도 없다는 것은 베이다이허 회의를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은 다가가면 갈수록 참 알기 어려운 나라다.
조주현 베이징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