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협회 "수입원자재 관세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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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제품보다 높은 '역관세' 문제가구 제조업체들이 파티클보드(PB),중밀도 섬유판(MDF) 등 수입 원자재에 부과되는 반덤핑관세 면제와 일반관세 인하를 요청하고 나섰다.
경규한 한국가구산업협회장(사진 · 리바트 대표)은 2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국내 가구업체들은 PB,MDF 등 핵심 원자재에 부과되는 덤핑방지관세로 인한 제조원가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가구 원자재를 덤핑지정품목에서 해제해 국내 가구 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가구 완제품의 가격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PB와 MDF에는 2009년 4월부터 국내 목재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3년간 7.67%의 덤핑방지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또 PB와 MDF에는 8%의 기본관세가 부과돼 가구업체들은 총 15%가 넘는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국내 가구 제조용으로 쓰이는 PB와 MDF의 약 45%와 20%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에서 수입된다.
이처럼 가구 원자재에는 높은 관세가 붙는 반면 대부분의 수입 가구 완제품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아 원자재의 관세율이 완제품보다 높은 '역관세 구조'가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올라간 중국산 등 수입 가구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05년 9.7%에서 2009년 약 20%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경 회장은 "국내 가구업체들의 80%는 직원 수 10명 미만으로 영세해 존폐가 불투명한 상황까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2007년 이후 해외 가구 원자재 업체들이 덤핑 수출을 하지 않았고 국내 PB 생산업체의 손익이 개선된 점을 들어 덤핑 관세 부과에 대한 재심사를 8월 중으로 정부에 신청할 방침이다. 협회는 또 8%의 기본관세를 국제 평균인 4% 수준으로 인하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경 회장은 "반덤핑관세를 해제하면 국내산 PB의 가격이 자연스럽게 내려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가구 값을 최소 10%가량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