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MBA '불붙는 M&A'

사르코지, 엘리트 교육정책
'그랑제콜'에 年10억유로 지원
소수 정예 엘리트를 양성하는 프랑스 고유의 학제 '그랑제콜(Grandes ecoles)'이 프랑스대혁명 이후 최대 변화에 직면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주도하는 교육 개혁 일환으로 고급 대학원의 대명사 그랑제콜이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변화는 그랑제콜의 큰 축인 경영대학원들 간 인수 · 합병(M&A)이나 파트너십 체결 등이 늘고 있는 것이다. CERAM 비즈니스 스쿨과 ESC릴이 합병해 탄생한 스키마 경영대학원,루앙 경영대학원과 랭스 매지니먼트 스쿨이 함께 만든 파리 고위 관리자 캠퍼스 등이 최근 이뤄진 합종연횡이다. INSEEC 경영대학은 최근 모나코대 인수를 통해 학생 수가 1만명이 넘는 프랑스 최대 경영대학원으로 부상했다. 이 같은 '몸집 불리기'는 2000년 이후 프랑스 경영대학원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라고 FT는 전했다. 알리스 길옹 스키마 경영대학원 이사는 "프랑스의 경영대학원은 각 지방을 무대로 커왔으나 이젠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력을 길러 세계 고등교육 시장에서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등과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고급 경영대학원과 행정대학원 등으로 이뤄진 그랑제콜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유럽 국가들이 교육 예산을 줄이고 있는 상황과 달리 프랑스 정부는 대학당 매년 추가로 10억유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랑제콜이 최근 교수 1인당 과도한 학생 수 등 교육환경 악화로 인해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엘리트 교육의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 중산층과 백인 위주의 학생 구성을 다양화하고 빈곤층의 입학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사 학위를 수여하는 그랑제콜은 프랑스 특유의 엘리트 시스템으로 이곳을 나오면 유명 회사에 취업하기 쉬우며 엘리트로 인정받는다. 실무 위주로 교육이 진행된다. 일부 그랑제콜은 외국인의 입학을 허락하지 않을 만큼 보수적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